앨범 시장은 진화했는데…BTS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D:가요 뷰]
포토북·포토카드 중심 정석 구성에 "성의 없어"…불호 반응 잇따라
스트레스볼, 워터게임기, 키링, 파우치까지. 케이팝(K-POP) 앨범은 더 이상 음악만 담는 패키지가 아니다. 듣는 음반을 넘어 직접 만지고, 갖고, 쓰는 하나의 오브제(object)로 진화한 지 오래다. 팬들 역시 이제는 노래뿐 아니라 앨범 구성품에서 체감 만족도와 기획력, 팬서비스까지 함께 기대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패키지를 둘러싼 반응은 의미심장하다. 케이팝 그룹 중 코어층이 탄탄하고 팬덤이 큰 팀이지만, 앨범 구성만큼은 여전히 시장의 변화와 보폭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팬 플랫폼 위버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예약 판매 중이다. 그런데 이 앨범의 상세 구성이 공개 되자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가장 기본형인 포토북 버전 가격은 2만 1900원. 그러나 흰색 위주의 절제된 디자인과 포토북, CD, 필름 포토, 가사지, 포토카드 홀더 등 정석 구성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기다려온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요즘 나오는 앨범과 비교했을 때 성의가 없다', '콘셉트랄 게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리빙 레전드(Living Legend) 버전 등 같은 앨범의 다른 버전도 큰 차이점이 없는 구성이다. 이미 '프루프'(Proof), '버터'(Butter) 등 직전 앨범들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반복돼 왔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번 반응은 일회성이라기보다 누적된 피로감으로 분석된다.

같은 고연차 그룹인 엑소(EXO)만 봐도 지난 1월 발매한 정규 8집 '리버스'(REVERXE)로 활동하며 다마고치 형태의 스마트 앨범을 발매했는데 패키지에는 엑소의 세계관을 글로 풀어낸 단편 소설까지 포함돼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최근 미니 3집 '데드라인'(DEADLINE)으로 컴백한 블랙핑크(BLACKPINK) 역시 방탄소년단처럼 단조로운 사진 구성, 포스터, 포토카드 등만 들어 있는 앨범 구성을 유지 중이어서 최상위 IP일수록 굿즈 앨범으로 경쟁하는 흐름과 거리를 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선택이 더 이상 정공법이나 심플한 매력으로만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어차피 팔리니까 이 정도로 낸다'는 불호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팝 팬들은 더 이상 아무 구성이나 조용히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아니다. 앨범이 이미 음악을 담는 매체를 넘어 팬서비스와 기획력, 브랜드 감각까지 겨루는 상품으로 바뀐 시장에서, 같은 방식이 반복될수록 팬들의 피로감과 박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때는 단순한 패키지가 최상위 IP의 '품위'로도 받아들여졌으나 이제는 체급에 걸맞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 변화한 기준 앞에서 방탄소년단은 더 이상 예외가 될 수 없다. 명성에 비해 이 그룹을 둘러싼 미적인 감각이 왜 유독 '제자리걸음'으로 읽히는지, 빅히트의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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