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한 재즈클럽에서 공연한 66명의 아티스트는 클럽 운영자 A씨를 사기 혐의로 지난달 27일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67회 공연에서 약 914만원 상당의 공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해당 클럽에서 1년 이상 공연해온 아티스트 B씨는 “리더로서 그룹 멤버들조차 페이를 받지 못하게 되자 그들과의 관계도 어려워졌다”며 “다른 피해자 중엔 당장 생계가 어려워 쓰리잡을 뛰거나 잠을 못 자서 상담을 받는 사람도 나온다”고 밝혔다. A씨는 국민일보에 “내부 사정으로 정산이 누락되거나 늦고 있다”며 “내부자료를 확인하여 지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연료 체불은 매년 수십억원 규모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일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예술공연업의 임금체불은 2020년 575명에게 28억6800만원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과 2022년은 285명과 189명에게 9.9억과 7.2억원으로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종결 후 급증했다. 2023년엔 329명에게 24억원, 2024년과 2025년 각각 799명과 333명에게 15억원 규모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근로감독관이 체불 피해 노동자를 조사해 금액을 확정한 뒤 사건을 종결한 건에 대해서만 공연계 임금체불 통계를 작성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22년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됐지만 이같은 권리침해 행위는 매년 증가 중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예술인신문고로 접수되는 ‘예술인권리침해행위’ 중 ‘수익배분 거부·지연·제한’은 2023년 99건에서 2024년 137건, 2025년 179건으로 2년 만에 급증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전체 예술인권리침해행위 316건 중 절반 이상을 수익배분 거부 및 지연이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특정 업장의 일탈을 넘어 공연예술계 전반의 취약한 계약 구조를 드러낸 사례라고 보고 있다. 계약서 작성 없이 구두 합의로 계약이 이뤄지는 인디 공연계에선 연주자들의 권리침해를 구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주자들은 대부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DM(다이렉트 메시지), 카카오톡, 전화 등을 통해 공연 일정과 금액을 약속받는다. 재즈클럽과 연주자를 연결하는 이른바 ‘부킹’ 중개자가 일정을 조율하고, 실제 계약은 업장과 연주자 간 구두 합의로 이뤄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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