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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민희진 ‘탬퍼링 의혹’ 사과하라는 연매협, 분노는 왜 ‘한쪽’에만 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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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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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인 사안에 제3자인 연예계 단체들이 지속적인 영향력 행사” 지적도

 

 

 

[일요신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가 그룹 뉴진스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둘러싼 '탬퍼링'(전속계약 만료 전인 연예인이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것) 의혹에 강경 성명을 내면서 형평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계 단체들이 반복적으로 '한쪽'에만 강도 높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연매협은 3월 3일 조직내 특별기구 상벌조정윤리위원회 명의로 "뉴진스 탬퍼링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근거로 민 전 대표가 2024년 11월 뉴진스의 계약 해지 기자회견에 관여하고, 뉴진스의 전속계약 기간 동안 해외 투자자를 만난 정황 등이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탬퍼링 행위"에 해당한다며 민 전 대표에 해명과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면서 "탬퍼링 시도자는 업계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강경한 표현도 담았다. 

 

 

문제는 해당 단체가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탬퍼링이 아직까지는 '의혹'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25년 12월 어도어가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약 430억 원대 위약벌 및 손해배상 1심 소송과 하이브-민 전 대표 간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쟁점이기도 하다. 

 

 

명백한 사실 판단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3자에 해당하는 연예계 단체가 어느 한 쪽에 대해서만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 자체가 적절한 처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재판이 시작하기도 전에 핵심 쟁점을 두고 '압박'으로 보이는 단체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과 절차적 중립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2024년 12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역시 민 전 대표의 뉴진스에 대한 탬퍼링 의혹을 지적하며 "써클차트에서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기획사 및 아티스트의 음반·음원 판매량 집계 제외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해당 사안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업계 일각에서 "의혹만으로 차트 집계 제외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수사기관이나 법적 판단 없이 단체의 결정만으로 제재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의혹' 단계에서 업계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민 전 대표와 뉴진스를 몰아붙이고 있는 반면, 그 반대쪽에 서 있는 하이브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1심에서 민 전 대표가 승소하면서 하이브 내부 경영과 관련한 사안들이 재조명됐다. 판결문에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간 유사 콘셉트 문제로 인해 뉴진스와 어도어 측이 입은 손해가 적시됐고, 하이브의 이른바 '음반 밀어내기'(기획사와 음반 유통사가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물량을 일부분을 떠넘겨 구매하게 하는 방식)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음반 밀어내기는 K-팝 산업 전반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이번 1심 판결에서 다시 부상해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하이브 대표이사가 어도어에게 뉴진스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한 것으로 보이고, 2023년 8월 하이브 재팬 경영기획 팀장 또한 '물량 밀어내기' 용어를 사용하는 등 밀어내기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초동(앨범 발매 후 첫 7일간의 판매량) 물량을 부풀려 차트 순위를 홍보하는 행위는 공정한 유통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써 비판 받아야 한다는 점이 인정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정한 음반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 만큼, 반대로 대형 엔터사에서 발생한 업계 교란 우려 행위에 대해서 관련 단체가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제도 개선 요구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전반의 질서 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상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만 국한되지 않은 일관된 기준에 따라 비판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르는 이유다.

 

 

앞서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투자자 접촉 등 탬퍼링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으며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결국 의혹의 실체는 현재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과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가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업계 단체들이 앞장서 사법 판단 이전에 특정 결론을 전제로 강경 성명을 반복하는 것이 산업 질서 수호를 위한 자정인지, 혹은 또 다른 갈등의 확장인지를 두고서는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민 전 대표는 지난 2월 25일 네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에 대해 "주식매매대금 약 256억 원을 포기할 테니 나와 어도어 전 직원,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뉴진스 팬 단체 '팀 버니즈' 등에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들이 제기한 모든 민·형사 소송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하이브 측은 이에 대한 입장 발표 없이 2월 19일 항소장 제출에 이어 민 전 대표 측에 대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50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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