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공간 찾을수록 고득점 부여
부실조사 막는 최상의 조치 평가

[대한경제=손민기 기자]장비 미보유 업체가 전국 공동탐사 용역의 절반 이상을 휩쓸며 부실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서울시와 부산시 등이 시행 중인 ‘현장 테스트’ 방식이 기술력 검증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최초로 지하공동조사 사업을 시작한 이래 모든 공동탐사 용역 발주 시 사업수행능력평가(PQ) 항목에 현장 테스트를 의무화하고 있다. 현행법상 고시금액 2억3000만원 이상일 경우 등의 상황에 대해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서울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발주한 총 26건의 용역에서 예외 없이 현장 테스트를 수행했다.
서울시의 현장 테스트는 발주기관 감독하에 이틀간 진행된다. 첫날에는 업체 기술자들이 지정된 장소에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실시한 뒤 공동 위치를 기입한 조사서를 제출한다. 둘째 날에는 해당 위치를 직접 천공하고 내시경 촬영을 통해 실제 공동의 유무를 확인한다. 발견 정확도가 높을수록 고득점을 받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해진 구간에서 숨은 공동을 정확히 찾아내는 현장 테스트는 실제 탐사 구간에서 지반침하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술력을 확실히 검증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부산시 역시 지하안전법이 시행된 2018년부터 현장 테스트를 의무화했으며, 부천시도 이를 벤치마킹해 2023년부터 현장 테스트를 도입했다.
철저한 기술 검증은 실제 공동 발견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탐사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시는 1만3160㎞를 탐사해 1951개의 공동(㎞당 0.17개)을 찾아냈다. 부산시는 3745㎞ 구간에서 901개(㎞당 0.23개)를, 부천시는 1793㎞를 탐사해 516개(㎞당 0.19개)의 공동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도로 10㎞당 약 2개의 공동을 찾아낸 셈이다.
이는 현장 테스트를 하지 않는 나머지 지자체와 대조적이다. 수백㎞를 탐사하고도 공동 발견 건수가 제로(0)인 사례까지 있다. 서울 내 자치구조차 개별 발주 시에는 현장 테스트를 생략하기도 한다.
공동탐사 업계 관계자는 “현장 테스트는 부실 조사를 막는 가장 강력한 장치”라며 “이를 개별 지자체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민기 기자 sonny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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