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여성 아이돌 스토킹한 극성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만나달라" 애원부터 "미친X" 욕설까지
"언니, 나 진짜 정신병 온 것 같아. 의사 한 트럭을 가져다줘도 언니 만나고 싶어. 진짜야. 언니 절대 납치 안 해."
섬뜩한 호소였다. '납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며 단 한 번만 만나달라고 애원하는 메시지. 발신자는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를 사랑한다던 팬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지나쳐 범죄가 되어버린 사건이 법정에서 단죄받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마성영 판사는 2025년 10월 30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악플러에서 스토커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30세 여성 B씨의 이른바 '극성팬'이었다. 비뚤어진 팬심은 처음엔 악성 댓글 형태로 나타났다.
A씨는 2023년경부터 B씨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병XX들아, 그러니까 니들이 인기가 없는 거야", "너네 미친X들이야"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수백 차례나 보냈다. 참다못한 B씨는 지난 2024년 4월, "그만 연락하라"며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A씨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 거절당한 뒤 그의 태도는 욕설에서 기이한 집착으로 변질됐다.
6개월간 2322회... 하루 평균 13통의 메시지 폭탄
A씨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6개월 동안 B씨에게 무려 2,322회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루 평균 13통꼴이다.
내용은 피해자의 숨통을 조이기에 충분했다. "압구정 예쁜 사람들 봐도 계속 언니 생각만 나", "나도 미친 거 아는데 밖에서 한 번만 만나주면 안 돼?"라며 만남을 강요했다. 심지어 "납치 안 한다"는 말을 굳이 꺼내며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공포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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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죄질 나쁘지만, 나이 어리고 초범인 점 참작"
재판부는 "피고인이 6개월 동안 2,300회가 넘는 메시지를 전송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 줬다"며 불리한 정상을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A씨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다시는 스토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초범이고 나이가 어린 점 ▲가족 간 유대관계가 뚜렷해 계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 40시간의 스토킹 재범 예방 강의 수강 명령이 내려졌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고단1497 판결문 (2025. 10. 30. 선고)
손수형 기자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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