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정가 52만원)를 출시했다. 문제는 이 상품이 같은 해 상반기에 출시한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정가 50만원 대) 상품을 재가공한 뒤 소비자에게 별도의 고지를 하지 않은 채 판매했다는 점이다. 앞서 출시한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 앞판의 작은 야자수 프린트를 흰색 꽃 자수로 덮은 뒤 무늬가 없는 티셔츠 뒷면부와 봉제해 하반기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통상 티셔츠는 앞판과 뒤판, 소매를 각각 재단해서 옆선, 어깨선, 암홀 등을 봉제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2025년 상반기 시즌 상품인 우영미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위), 2025년 하반기 시즌 상품인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아래). 우영미는 위 상품 프린트에 패치를 붙여 가린 뒤, 앞판을 다른 뒤판과 조합하는 식으로 아래 상품을 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맨메이드’ 매장에서 이 상품을 샀다는 김아무개(33)씨는 반려동물이 자수를 긁는 바람에 안에 든 다른 프린트를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옷 앞뒷면 소재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았지만,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다“며 “고급 브랜드에서 묵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 후드티셔츠를 선물 받은 조아무개(38)씨는 “자수에 묻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찾았던 수선집에서 ‘자수 안에 다른 프린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라 믿었는데, 소비자에게 고지도 하지 않고 예전 옷을 새 옷처럼 둔갑시켰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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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무개(38)씨가 선물 받은 우영미 후드티셔츠(왼쪽), 김아무개(33)씨가 구매한 우영미 후드티셔츠(오른쪽). 흰색 플라워 자수 안쪽에 야자수 프린트가 새겨져 있다. 각각 조씨, 김씨 제공
이에 대해 ‘우영미’ 쪽은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우영미’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에 선보인 원단을 기반으로 추가 가공과 재디자인을 거친 새로운 상품 라인을 그해 하반기에 선보인 바 있다”며 “이런 행보는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 및 순환경제 활성화 정책과도 궤를 같이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제작 공정상 새로운 상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법적·내부적으로 별도의 고지 의무는 없다고 봤으나, 이번 계기를 통해 일부 소비자분들께 혼란이나 아쉬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며 “향후 해당 라인에 대해 보다 명확한 안내 기준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를 정기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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