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신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 사건과 관련해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 데쓰야 피고인(45)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나라지방법원(다나카 신이치 재판장)은 2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 측은 “사회 변혁을 위해 폭력에 의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변호인 측은 “최대 징역 20년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2025년 10월의 첫 공판에서 살인죄의 기소 내용을 인정했으며, 양형이 최대 쟁점이었다. 어머니의 신앙으로 인해 곤궁한 삶을 겪어온 피고인의 성장 배경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견해가 대립했다. 또한 피고인이 사용한 수제 총기가 사건 당시의 총도법(총·도검류 소지 등 단속법)에 비추어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었다.
공판에서의 증언 등에 따르면, 피고인이 초등학생이던 1991년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입교했다. 사망한 남편의 생명보험금 등으로 마련한 약 1억 엔을 교단에 헌금했다. 피고인은 어머니에게 반발했고, 가정 내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교단에 대한 원한을 키운 피고인은 처음에는 교단 간부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방일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를 포기했다. 이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교단의 우호 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교단과 정치의 연관성의 중심”이라고 생각해 표적을 아베 전 총리로 바꿨다고 한다.
검찰 측은 아베 전 총리를 공격함으로써 “교단의 활동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비판이 고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성장 배경이 불우하다고 볼 수는 있으나 형을 크게 감경할 사유는 아니며, 인간의 생명을 경시한 점이 매우 중대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어머니의 고액 헌금과 형의 자살 등 피고인이 겪은 경험이 범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자신의 미래를 잃은 사람의, 절망 끝에서 나온 범행”이라며 정상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소장 등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2년 7월 8일 오전 11시 30분경 나라시의 긴테쓰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 도로에서 수제 총기를 소지한 채 거리 연설 중이던 아베 전 총리에게 탄환 수 발을 두 차례에 걸쳐 발사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1일 판결 공판을 앞두고 나라지방법원 인근에는 방청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일반 방청석 31석에 685명이 신청해 경쟁률은 20배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