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달러가 가장 많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원화 약세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국민연금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수출 기업 등을 지목하고 있지만 실제 외환 수급 흐름은 이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타금융기관’을 통한 해외 주식 투자는 40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같은 기간 218억4000만달러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며, 2022년 49억3000만달러와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기타금융기관을 통한 해외 주식 투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국제수지통계의 자본계정에서 ‘기타금융기관’은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 ETF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IGER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기준 ‘TIGER 미국S&P500’은 국내 시장에 상장된 1062개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 시간에 원화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해외 ETF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해외 ETF 순자산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 100조823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 54조7730억원이었던 순자산이 1년여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주가 상승에 더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 증식을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 ETF로 자금이 유입될수록 운용사가 해외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화 유출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들 상품이 달러 유출 통로가 되고 있지만, 정부는 세제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연금계좌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투자할 때 해외 ETF는 절세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일반 계좌에서 투자해도 매매 차익은 어차피 비과세되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개인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ISA에서 해외 주식형 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1월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1020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410억달러) 대비 2.5배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에 상장된 주식을 매수하는 서학개미 외에도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를 매수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원화값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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