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현지(가명) 씨는 최근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에 불면과 손 떨림을 겪기 시작했다. ‘육퇴(육아 퇴근)’ 후 맥주나 소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5년 넘게 이어진 그의 습관이었다. 인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자 알코올중독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씨는 “그저 ‘애주가’라고만 생각했는데 중독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충격이었다”고 했다.
알코올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3040 여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겪는 스트레스에 더해 술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성은 신체적으로 알코올 부작용에 더 취약한 만큼 이른바 ‘술 권하는 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행동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6만 5805명에서 2024년 6만 295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여성 환자는 같은 기간 1만 4780명에서 1만 6132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남성 환자가 3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30대 여성 환자는 2946명에서 3641명으로 4년 새 24% 급증했고 40대 역시 3651명에서 4173명으로 14% 증가했다.
문제는 과한 음주가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여성은 체내 수분 비율이 낮아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체내 알코올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0대 여성의 알코올성 간경화 발병률이 남성을 앞질렀다”며 “유방암과 골다공증 발생 위험 또한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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