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고 번지는 ‘두바이쫀득쿠키’ 인기
동네카페 오픈런… 편의점은 입고런
온라인선 영업 시작 전 맞춤주문 경쟁
구입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기’ 번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오전 11시30분이 넘어가자 사람들이 빠르게 모여들며 매장 안이 15명 안팎으로 가득 찼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때문이다. 인근 직장인 이모(26)씨는 쿠키 7개를 구매하며 “회사 동료들과 나눠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A씨(29)도 “매번 품절이라 살 수 있을 때 많이 사야 한다”며 5개를 품에 안고 매장을 나섰다.
작은 찹쌀떡 만한 쿠키 한 알의 가격은 평균 5000~7000원 수준이다. 일부 매장은 1만원을 넘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물량이 부족해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다.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최근 ‘두쫀쿠’로 다시 불이 붙었다. 작은 동네 카페도 메뉴판에 두쫀쿠만 있으면 오픈런이 이어진다. 편의점에선 ‘입고런’, 온라인에선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춘 주문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유행이 확산되면서 유통업계도 대응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두쫀쿠 “나만 못 먹어봤다”
K디저트 유행은 처음이 아니다. 탕후루부터 요거트 아이스크림, 성심당 시루(케이크), 각종 말차 아이템까지 유행은 빠르게 바뀌어 왔다. 다만 최근 디저트 트렌드의 특징은 사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고 공유하는 소비가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두쫀쿠는 시각적으로도 소셜미디어에 최적화된 디저트다. 반으로 갈랐을 때 드러나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의 단면은 자르는 순간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기에 충분한 장면을 만든다. 여기에 ‘두바이’라는 이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쫀득한 식감’이 결합되며 새롭지만 거부감 없는 디저트가 완성됐다.
여기에 반복되는 품절이 불을 붙였다. “또 품절이다”, “나만 못 먹어봤다”는 반응이 쌓이면서 두쫀쿠는 일종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아이템이 됐다. 일상 속에서 “두쫀쿠 먹어봤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두쫀쿠’ 검색량은 무려 전월 대비 507배 이상 급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두바이 쫀득 쿠키’의 검색량도 3배 가량 늘었다.
온라인에서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판매하는 카페의 위치와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두쫀쿠 맵’도 자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유행은 업종의 경계도 허물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메인 메뉴 주문 시 두쫀쿠를 함께 주문할 수 있게 하며 손님을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만드는 대로 다 팔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 두바이쫀득쿠키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신주은 기자
커지는 수요를 공급이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수진(47)씨는 “하루 350개 정도 생산한다. 최대치로 늘리고 있는데 만드는 대로 다 팔려서 인력 보충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료 수급도 쉽지 않다. 주요 재료는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 고환율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씨는 “중간업자들이 재료비를 이틀 사이 10~15%씩 올려버리기도 했지만 상품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아 중간에서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피스타치오는 1㎏당 3만~4만원대였는데, 최근엔 비싸게 구입하면 15만원대까지 간다. 카다이프도 500g 기준 1만원대 중반이던 게 3만~4만원대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품절이 반복되자 소비 방식도 변했다. 사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기’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는 두쫀쿠 레시피 영상이 쏟아지고 연말을 전후로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었다는 경험담이 잇따른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알려진 안성재 셰프가 딸과 두쫀쿠를 만드는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직접 만들어봤다는 이모(26)씨는 “연말에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재미있었지만, 재료비도 비싸고 손이 많이 가서 왜 사먹는지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유행에 지난달 에이블리에선 ‘카다이프 스프레드’(3297%), ‘두바이 스프레드’(561%), ‘피스타치오 스프레드’(355%) 등 주재료인 스프레드 관련 검색량이 전월 대비 크게 늘었다.
유통업계 ‘두쫀쿠 수요 쟁탈전’
유통업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빠르게 상품화에 나섰다. GS25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재해석한 두바이 쫀득 초코볼·브라우니·머핀 등을 선보였고 관련 디저트 매출이 1년새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마시멜로 매출도 50배 이상 뛰었다.

CU 역시 두바이 쫀득 찹쌀떡과 마카롱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훌쩍 넘겼다. 권유진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반복되는 품절 반응을 보며 편의점 상품으로 풀어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유행을 복사하는 방식 대신 찹쌀떡의 쫄깃함으로 차별화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가세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부산본점, 노원점 등 전국 평균 10개 이상의 점포에서 관련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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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소비 심리 반영
전문가들은 두쫀쿠 열풍을 단순한 디저트 유행을 넘어서 소비 심리 변화의 결과로 분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여행이나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로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두쫀쿠는 과하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특별하게 자기 자신을 대접하는 느낌과 성취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의 보상으로 소소한 기쁨과 성공감 등 복합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저트 유행의 로테이션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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