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월 8일.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8살 여자아이가 40대 친모로부터 비참하게 살해당했다.
친모 A씨는 2001년 결혼해 자녀 2명을 출산했다. 이후 A씨는 2010년 가출해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2013년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지만, 남편 자녀로 등록하기 싫다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동거남은 여러 차례 출생신고를 요구했으나 A씨는 8년간 미뤘다.
그동안 딸은 어린이집에 다닐 수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도 없었다. 의료 혜택도 받지 못했다. 서류상으로 태어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교육 당국과 기초자치단체도 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딸의 출생신고와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빚던 동거남은 2020년 6월 집을 나갔다. A씨는 생활비가 끊기자 동거남이 극진히 아끼는 딸을 살해해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범행 당일 A씨는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자던 딸의 코와 입을 막고 몸으로 눌러 숨지게 했다. 그는 일주일간 시신을 집에 방치하다 딸의 사망을 의심한 동거남이 집에 찾아오려 하자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신고 직후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법적 문제로 (혼외 자녀인)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며 "생활고를 겪어 처지를 비관하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딸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동거남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가족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서류상 '무명녀'(無名女)로 돼 있던 딸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생전에 부른 이름으로 딸의 출생신고와 함께 사망신고를 했다.
검찰은 같은 해 4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법률혼 남편 자녀로 등록되는 게 싫다는 이유로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딸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 사실혼 관계 남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이어 "죄질이 불량하고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살해 동기를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기도 어렵다. 사실혼 관계 남성은 부족하게나마 주거지 월세와 각종 공과금을 부담했다. 출생신고 문제만 해결하면 별거 생활을 정리하고 피고인과 생활을 이어 나갈 의사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별거하고 딸과 둘이 살면서 가정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과 평생 속죄하면서 살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딸아, 혼자 보내서 너무 미안해. 엄마가 따라가지 못해 미안해. 죗값 다 받고 엄마가 가면 그때 만나자"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취학 연령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성장했다. 사실혼 관계 남성도 목숨을 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동기, 전후 상황 등을 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수사받던 중 당뇨 합병증으로 왼쪽 무릎 하단을 절단한 점과 항소심 진행 중에도 피부가 괴사해 수술받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22년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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