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채용에…노량진 공시촌 '노동법 열풍'
올해 고용노동직 선발인원 7급 50배·9급 16배 증가
응시 분야 바꾸는 수험생 급증
관련 수험서 온라인 서점서 동나
당분간 대규모 선발 이어질 듯
노량진 공무원 시험(공시) 수험가에 새해부터 ‘노동법 열풍’이 불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 예방과 임금 체불 방지 등을 위해 올해부터 고용노동직 공무원 채용 인원을 크게 늘린 효과다.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7급 공채 선발 인원 1168명 중 고용노동 관련 직렬은 근로감독 및 산업안전 분야 공개채용 500명과 고용노동 행정직 100명 등 총 600명으로, 전체의 51.3%에 달한다. 7급 전체 29개 공무원 채용 직렬 중 고용노동 관련 인원이 다른 직렬의 채용 인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고용노동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일반행정직렬(183명)과 비교해도 세 배 이상이다. 지난해엔 고용노동 직렬 7급 채용 인원이 12명에 불과했다. 9급 공무원도 올해 전체 채용 인원(3802명)의 14.4%인 546명을 고용노동 직렬로 채운다. 지난해 채용인원(34명)의 16배 규모다.
고용노동부 공무원 대규모 증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근로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감독관이 현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을 신속히 보강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의 공무원 채용 계획은 노량진 공시촌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진 고용노동직으로 시험 분야를 바꾸는 수험생이 크게 늘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과락만 면해도 합격권” “신이 내린 절호의 기회” 등 시험 통과를 기대하는 게시글과 댓글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교보문고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선 ‘2026 핵심 정리 노동법’ ‘2026 객관식 공무원 노동법’ 등 고용노동직 관련 수험서가 동이 났다. 이날 주문해도 책을 받으려면 3주가량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일각에선 수험생이 시험 직렬을 바꿀 때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업무는 부처 특성상 민원이 많고 업무 현장에서 기업인 등과 다툴 일이 비일비재해 스트레스가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일반행정직으로 합격한 9급 합격자 184명 중 77명(44%)을 고용노동부에 배치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합격생은 수험생 커뮤니티에 “(고용노동부는) 눈 뒤집힌 사장과 알바생, 실업급여 수급자의 고성을 듣는 게 일상”이라며 “멘털(정신)이 가루가 될 각오가 없으면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른 직렬을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토로한다. 고용노동직 채용 인원이 늘면서 다른 직렬의 채용은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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