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13708?sid=004
최근 CNN 방송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1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2016년 16위, 2018년 24위까지 하락했으나 2023년 14위로 반등했고, 2024년 12위에 이어 2025년에는 10위권에 오른 것이다.
글로벌 도시로서 경쟁력과 위상이 높아졌지만, 서울의 공간 구조는 여전히 과거 산업화 시기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의 주거·업무·상업 등 도시 기능은 지역별로 비교적 명확히 구분돼 있다. 효율성이 중요했던 과거 경제성장기에는 유효했던 구조지만, 도시에서의 체류 시간, 문화적 밀도가 소비로 이어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는 단점이 되고 있다.
때문에 서울시는 서울을 ‘방문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머무르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주거·업무·상업 기능과 문화·예술 공연을 담은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한 관심이 높고 이러한 개발을 위한 복합개발은 서울에서 하나의 개발 트렌드가 됐다.
2012년 개발이 완료된 여의도 IFC와 지난해 준공한 마곡 원그로브 등이 가장 최근에 지은 복합거점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복합개발이 가능하려면 넓은 부지가 필요한데 그만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삼성역 GBC, 잠실 MICE,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등 대규모 부지에서 정체돼 있던 랜드마크 복합개발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서울의 미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복합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용산서울코어 조감도4개의 사업 중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용산서울코어(용산국제업무지구)다. 2001년부터 시작된 사업이었으나 수많은 걸림돌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이 사업은 2025년 11월 드디어 기공식을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공식에서 “서울의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전략의 시작점인 용산이 오늘 그 변화의 중심에 합류한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혁신 전략 프로젝트로 국가전략, 도시경쟁력, 시민의 삶의 질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도시의 표준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용산서울코어는 용산구 한강로3가 40-1일대 45만 6099㎡의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내는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진행된다. 용산서울코어에는 국제업무와 문화생활, 주거와 녹지 공간이 수직적으로 융합된 구조로 도시의 효율성과 쾌적성을 동시에 확보해 업무·주거·여가문화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과 이동을 한 건물이나 도보권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Compact City)’ 구현이 목표다.
2025년 11월 기공식을 진행한 이후 도시의 인프라가 되는 공사를 먼저 시작했고, 이후에 세부계획에 따라 국제업무, 업무 복합, 업무지원 3개 존으로 구성된다.
국제업무존은 개발 구역 내 4개 획지(A1~A4), 8만 2938㎡ 규모다. 글로벌 헤드쿼터 유치를 위한 초고층 빌딩군이 들어선다. 특히 국제업무존에는 기존 용도지역 제3종일반주거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업무복합존은 8개 획지(B3~B10), 8만 1036㎡ 규모에 오피스·오피스텔·리테일 등이 결합된 복합공간이 조성된다. 업무지원존은 5개 획지(C1~C5) 9만 3723㎡ 규모 필지에 주거, 의료, 교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주거시설이 몇가구가 배치될지는 현재 서울시와 국토부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동 현대차 GBC 조감도수년간 현대차그룹과 서울시 사이에서 물밑 협상이 진행중이었던 GBC(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를 짓기 위한 합의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업은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 사업면적 7만 9341㎡의 구역에 기존 105층 높이 561m의 랜드마크 업무빌딩과 호텔, 국제적 수준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진행되던 사업이었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은 2024년 7월 이 계획을 철회하고 2025년 2월 54층 세쌍둥이 빌딩 3개 동으로 건축계획을 변경하는 제안서를 서울시에 접수했다.
2025년 말을 기준으로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건축을 위한 대부분의 실무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기존에 현대차가 토지를 매입할 당시 조건이었던 105층의 초고층 랜드마크 계획이 54층 3개 동으로 변화한 만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공원, 공공시설 등 공공기여 기부채납 규모가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GBC는 특히 서울 동남권 개발의 역점사업인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주축이다. 현재 2028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역 GTX-A 노선과 인근 잠실 MICE와도 연계된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강남역을 중심으로 자리잡힌 강남권의 중심을 삼성역 인근으로 재편할 만큼 강력한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간의 협상 결과가 발표되면 착공 등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며 GBC는 이르면 2029년 준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잠실운동장 일대는 ‘스포츠·MICE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서울의 미래 도시경제 거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앞서 말한 GBC, GTX-A 삼성역과도 즉각 연계될 수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어 각각의 지역에서 진행되는 복합개발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25년 8월 제10차 건축위원회에서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의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현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44만 9596㎡의 부지에는 국제 수준의 컨벤션센터와 전시장, 5성급·4성급 호텔, 업무·판매· 문화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합 MICE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지하4층~지상 39층 규모의 전시시설 약 9만㎡, 컨벤션시설 약 1만 6000㎡, 숙박시설 800실과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수영장 등 운동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친환경 기능으로 수관로의 열원을 활용한 수열에너지와 태양광 등을 적극 도입해 주요시설의 제로 에너지화를 추진하고, UAM 등 미래교통수단에도 대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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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잠실 MICE가 조성 완료되면 서울이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MICE 도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외 기업의 투자유치와 고용 창출 등에도 실질적인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잠실 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2026년 착공해 2032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고속터미널서울시는 2025년 11월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부지 14만 6260㎡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대규모 복합개발에 대해 본격적인 사전협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전협상은 구역 개발의 시작이 되는 단계로, 사업자가 제안한 개발 내용에 대해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을 심의하고 공공기여방안 등을 협상하는 과정이다.
민간사업자가 서울시에 제안한 계획은 노후화된 경부·영동·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하고 현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상부에는 업무·판매·숙박·문화·주거가 결합된 입체복합개발을 통해 글로벌 미래융합교류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방안이다.
이 방안에는 미래융합교류거점 조성을 위해 공항–한강–전국을 한 축으로 연결하는 ‘미래교통플랫폼’ 구축, 글로벌기업과 미래 혁신산업이 만나는 ‘글로벌 신성장 허브’ 조성, 서울대표 녹지축 및 문화축을 연결하는 ‘녹지문화거점’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대의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공공기여를 활용하여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를 신설하여 지상부의 고속버스 교통량을 줄이고 주변 연결도로를 입체화·지하화하여 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아울러 한강 연계 입체보행교 등 보행 인프라를 구축하여 한강 접근성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러한 개발방안에 대해 서울시는 삼성동 국제교류복합지구, 강남 도심(GBD), 여의도(YBD)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까지 연결되는 ‘글로벌 핵심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서울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는 과거의 미비점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청사진을 현실화하고 있다. 용산, 삼성, 반포가 새로운 비즈니스와 문화, 교통의 중심으로 재편하는 이 대격변은 서울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