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편이랑 크게 다퉜는데 이유가 황당합니다.
남편이 제가 자기를 많이 무시한다고 느낀대요.
저는 정말 그런 적 없거든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는지 사례를 말해달라고 했는데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 몇 개 뽑는 게 의미가 없다네요.
그래도 얘기해 보라고 하니 결국 나온 건… 제가 보기엔 정말 별 것도 아닌 것들이었거든요.
1. 몇 달 전 주말에 가족끼리 영화 보러 가기로 했어요.
애들이 잠깐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하길래 남편이
“시간 없으니까 5분만 놀아” 했는데
제가 “아니야 10분 놀아도 괜찮아”라고 했거든요.
남편은 “왜 내가 애들한테 말하는데 꼭 끼어들어서 딴소리 하냐”더라고요.
저는 그냥 진짜 10분은 놀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거든요.
2. 가족 해외여행 중 공항에서 큰애가 여권을 잠깐 흘렸는데
뒤에 있던 분이 찾아주셨어요.
남편이 “여권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냐”면서 아이를 혼내길래
제가 “당신도 어제 현금 잃어버릴 뻔했잖아”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내가 애 혼내는데 왜 딴지 거냐”면서 또 기분 상했다고 하는 거에요.
3. 여행 중 호텔 서비스가 생각과 달랐는지
남편이 직원한테 목소리를 너무 크게 내면서 항의했어요.
창피해서 제가 “주변 사람 있는데 큰소리 좀 자제해”라고 했더니
“사람 말하는데 왜 그렇게 기를 죽이냐”고 또 불만이었어요.
4. 며칠 전엔 남편이 다이어트 한다면서
이제 하루 한 끼만, 저녁만 먹겠다길래
제가 그러려면 차라리 점심만 먹는 게 낫지 않을까 했더니
남편은 기껏 다이어트 하겠다는데 어느 끼니를 굶든 딴지 좀 걸지마라고 하는 거에요.
저는 이왕에 다이어트할거면 저녁을 굶는게 효과적인 거 같아서 한 말이거든요.
5. 얼마전 다음 해외여행지 의논 중에 남편이
“요즘 미국 분위기 이상하니 미국은 가지 말자” 하길래
제가 “취업이야 문제지만 여행 가는 건 상관없지 않나” 했거든요.
그랬더니 또 “내가 말만 하면 반대부터 한다”고 하는 거에요
이러식이에요.
저는 그냥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남편은 제가 말을 하면 늘 기를 꺾는다고 느낀다네요.
게다가 남편이 하는 말이
자기가 외벌이로 돈 벌어오는데 그만큼 존중을 해달라는 건데요.
외벌이면 아내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저는 의견도 말 못하고 그냥 ‘네네’만 해야 하는 건지 너무 답답해요.
정말 속 좁은 남편 때문에 지칩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요?
이 글 남편에게도 보여줄 생각이에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