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지난해 기부금 25억원…명품보다 많아

한국 시장에서 조 단위 매출을 거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대표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인 유니클로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국내 매출 1위 명품 브랜드인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8445억원, 영업이익 2694억원을 기록했다. 기부금 총액은 19억1700만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0.71%를 나타냈다.
샤넬과 함께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는 이보다 저조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7484억원, 영업이익 3891억원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4억500만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밖에 안 됐다.
에르메스코리아는 1조원 가까운 매출(9642억원)과 2667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기부금은 5억5400만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역시 0.21%에 머물렀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에르메스와 비슷한 실적(매출 9453억원, 영업이익 2265억원)을 냈지만 기부금은 6억6500만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29%였다.
반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25년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기간 중 국내에 기부금 25억2000만원을 냈다. 영업이익(2704억원) 대비 0.93% 수준이다. 금액이나 비율 모두 명품 브랜드들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같은 외국계 SPA 브랜드인 자라를 전개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유니클로와 정반대 행보다. 국내 진출 이후 기부금을 내지 않고 있다. 재무제표에 기부금 항목도 없다.
H&M의 국내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2월~2024년 11월)에 영업이익 141억원을 올리고 기부금은 480만원을 냈다. 그 비율은 0.3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기부에는 인색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며 “유니클로가 이들 브랜드와 대조되며 ‘수익만 내는 외국계’라는 편견을 뒤집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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