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도어는 최근 자사 소속 걸그룹 '뉴진스'와의 전속계약 분쟁에서 승소하며 유일한 캐시카우가 떠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았다. 하지만 뉴진스가 여전히 복귀를 거부하는 탓에 캐시카우 공백 장기화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연간 1000억원이 넘던 매출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감소하며 기업가치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예고한 상황에서 어도어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할지 주목된다.
◇어도어, 뉴진스 필두로 '승승장구'
어도어는 2021년 11월 하이브 자회사 쏘스뮤직에서 물적분할로 태어난 회사다. 쏘스뮤직은 어도어를 설립하자마자 지분 100%를 하이브에 넘겼고 이때부터 어도어는 하이브 자회사로 거듭났다. 특히 어도어는 하이브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M&A) 아닌 '직접 만든' 레이블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이브는 당시 최고브랜드책임자(CBO)였던 민희진 대표에게 어도어를 맡겼다. 1979년생인 민 대표는 서울여대 시각디자인학과 출신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아트디렉터로 활약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의 앨범 콘셉트에 '민희진표 감각'을 담아내며 SM엔터의 성장에 일조했다.

하이브의 기대는 현실이 됐다. 2022년 7월 어도어 첫 아티스트 뉴진스가 데뷔하자마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은 것이다. 데뷔곡인 '어텐션'은 각종 음악방송과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 이후로도 '하입보이', '슈퍼샤이', '디토' ,'하우스윗' 같은 대형 인기곡을 줄기차게 배출했다. 뉴진스는 단숨에 국내 최고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하이브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성과였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하이브 매출 대부분은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같은 보이그룹에서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진스가 단기간에 대형 걸그룹으로 성장하면서 하이브 기업가치는 껑충 뛰었다. 하이브가 자랑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의 성공을 의미하기도 했다.
◇2024년부터 '균열' 드러나며 침체
하지만 2024년 화려한 신화 속 숨겨졌던 균열이 드러났다.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했다는 이유로 하이브가 민 대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성과를 폄훼한다고 맞섰다. 두 고래의 대립 속에서 뉴진스는 민 대표의 손을 잡았다.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문제는 뉴진스가 어도어의 유일한 캐시카우였다는 점이다. 뉴진스가 이탈하면 회사의 펀더멘털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다. 어도어가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뉴진스를 상대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이유도 이런 맥락이었다. 뉴진스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아닌 회사의 생존 차원에서 법원에 도움을 요청한 셈이다.
어도어는 이달 진행된 1심에서 승소하며 뉴진스의 이탈은 막았지만 1년 가까운 법적 공방이 남긴 흉터는 뚜렷했다. 가장 상징적인 흉터가 실적 감소다. 어도어는 뉴진스 데뷔 이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회사였다. 2022년 18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23년 1102억원으로 1년 만에 무려 6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2024년 뉴진스 활동이 멈추면서 성장세도 덩달아 꺾였다. 2024년 매출은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 걸음을 했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매출이 172억원 수준으로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뉴진스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점에 활동을 중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회비용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도어는 뉴진스와 법적 공방을 진행하는 현재에도 다섯 멤버가 조속히 마음을 바꾸고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멤버들이 복귀하는 즉시 실적을 회복할 수 있게끔 뉴진스 신규 음반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뉴진스는 1심 완패 이후에도 항소를 예고하며 "돌아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뉴진스가 끝내 복귀하지 않는다면 어도어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그간의 손해를 회수하는 것이다. 계약서상 위약벌 조항이 존재한다면 손해배상 소송과 별도로 위약벌까지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뉴진스라는 핵심 IP를 상실하는 경우 금전적 보전을 받아도 기업가치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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