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75473?sid=001

지난 5일 오후 4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캠퍼스타운역 앞 인도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던 학생들이 적발된 모습. 이승욱기자“멈추세요. 안전모 미착용으로 범칙금 부과될 예정입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가세요.”
지난 5일 오후 4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캠퍼스타운역 앞 인도에서 교통경찰관들이 전동킥보드 단속에 나섰다. 단속이 시작된 뒤 인근 대학교부터 전동킥보드를 타고 역으로 향하는 학생이 보였다. 30분 사이 4명의 학생이 적발됐고, 3명은 단속을 피해 달아났다. 단속된 4명 중 1명은 원동기장치 면허가 없었다. 해당 학생은 “학교 안에서는 전동킥보드를 타지 않는데 학교에서 역 사이 거리가 조금 멀어서 때때로 전동킥보드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단속하던 경찰관들은 원동기장치 면허가 없는 미성년자들의 전동킥보드 사용이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황태일 인천 연수경찰서 경사는 “인도에서 타는 학생들이 많고 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미성년자도 많다. 시민과 충돌할 우려가 있고, 운전 미숙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실제 이날 단속 현장에서 만난 ㄱ(19)군은 전동킥보드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동기장치 면허 인증 없이 전동킥보드를 빌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ㄱ군은 “앱에서 미성년자에게 전동킥보드 빌려주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 타지 않을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힘들고 사람도 없으니까 가끔씩 타게 되는데 그러다가 반복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전동킥보드를 인도에서 운행하거나 무면허로 운전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례에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도로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만들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연수구는 최근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안전 증진에 관한 조례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개정안에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불법 주행과 무단 방치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구청장이 개인형 이동장치 통행금지 도로를 지정해 운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수구는 해당 조례가 개정되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많은 학원가에 대한 킥보드 없는 거리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는 인천경찰청에 관련 내용 심의를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개인형 이동장치 통행금지 도로 지정 규정을 조례에 포함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은 올해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조례 개정을 통해 관련 규정을 만든 것이 시초다. 이후 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와 광진구가 비슷한 내용의 조례 개정을 마무리했고, 지난 10월에는 대전 유성구도 통행금지 도로 지정 규정을 조례에 포함했다.

ㄱ군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원동기장치 면허 인증 없이 전동킥보드를 빌리고 있다. 왼쪽 사진에선 면허 인증을 요구하지만, ‘다음에 하기’를 누르자 오른쪽 사진처럼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화면으로 변했다. 이승욱기자이처럼 개인형 이동장치를 더욱 규제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 시도가 이뤄지는 이유는 관련 사고가 실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모두 7007건의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무면허 사고는 3442건에 이르렀다. 실제 지난달 1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중학생 2명이 탄 전동킥보드에 딸을 지키려던 30대 여성이 부딪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5일 인천 연수구 캠퍼스타운역 앞에 공유 이동장치 업체의 전동킥보드가 주차돼 있다. 이승욱 기자다만 실제로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도로 지정이 이뤄진 지자체는 서울시뿐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1.3㎞)와 서초구 반포 학원가(2.3㎞)에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도로를 지정했다. 서울시는 최근 해당 지역 시민 98%가 킥보드 없는 거리를 확대하는 것에 긍정적이라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상위 지자체에서 통행금지 도로 지정 신청 수요조사를 받아서 거기에 응하기는 했지만 구 차원에서 통행금지 도로를 지정할 계획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