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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저출산 해결의 핵심은 혼외출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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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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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정부는 12월 중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주재하고 5년간 15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을 투입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금까지 여러 정책적 대안을 내놓았고 10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뭐가 부족해서일까.


한국 합계출산율은 2014년 현재 1.21이다. 전 세계 224개국 중 219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낮다. 미국은 2.01이고 프랑스는 2.08, 스웨덴은 1.91이다. 한국과 비슷하게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경제가 발전한 아시아 국가들이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보육정책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저출산 대책 예산 가운데 절반 정도가 영·유아 보육료 지원이다. 육아 부담을 줄여서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정책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구학 연구에 따르면 초저출산이 지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결혼 후 출산 기피가 아니라 결혼 자체의 감소다. 2012년 ‘한국인구학회지’에 발표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91년 이후 합계출산율 감소 전체를 기혼 여성의 비율 감소로 설명할 수 있다. 수년간 100조 원을 투입했던, 육아를 보조해 기혼 여성의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은 사실 일정 정도 성공을 거뒀다. 기혼 여성의 출산율은 저출산 대책이 시행된 2005년 이후 증가해 결혼 감소에 따른 출산율 저하를 미약하나마 상쇄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존 저출산정책은 성공했음에도 정책의 목표 자체가 잘못돼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서구 국가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큰 차이점은 미혼 여성의 출산율이다. 한국은 미혼 여성의 출산율이 매우 낮지만 서구에서는 결혼과 출산이 분리된 현상이다. 스웨덴(55%), 노르웨이(55%), 덴마크(46%) 등 북유럽 복지국가에서 태어나는 유아의 절반 정도가 혼외 출산이다. 프랑스(53%)와 영국(45%)도 다르지 않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미국도 2012년 현재 41%의 아이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이에 반해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혼외 출산 비율이 1.5%로 일본(2.0%)과 더불어 독보적으로 낮다. 한국 사회도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혼외자를 백안시하는 문화가 바뀔 필요가 있는것이다


프랑스도 우리나라처럼 한때 저출산으로 고민할 때가 있었다. 1993년 1.65명으로 저점을 찍은 프랑스 합계출산율은 2012년 2.01명까지 올라갔다. 혼외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를 차별하지 않는 정책적 배려가 크게 작용했다.  

혼인한 부부의 출산과 혼외 출산을 구별하는 가족법 규정을 2006년 폐지했다. 아이 10명 중 5명(52.8%·2008년 기준) 이상이 결혼하지 않은 남녀에게서 태어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팍스(PACS·공동생활약정)’로 불리는 동거 남녀에 대한 법적 보장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법에 따라 동거 남녀는 결혼한 부부에 준하는 현금 지원, 집세, 보육 지원 혜택을 받는다. 9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질 구노프스키 국립가족수당본부(CNAF) 국제관계국장은 “어떤 가족 형태든 아이가 일단 태어나면 국가가 잘 길러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 가족정책의 핵심”이라며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적인 가족제도가 출산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여성 스스로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미혼모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

아이가 없는 시대, 저 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스스로 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하는 일이 지금처럼 엄청난 용기를 내어야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자연스러운 선택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우리의 아이를 키우는 그녀들에게 남편 대신 정부나 사회가 아이 양육의 파트너가 되어주고, 사회에서 그녀들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다면 지금처럼 낙태를 선택하지 않고 자신과 아이를 위해 출산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날 것이다.

결혼한 가족에서 출생하는 자녀들에 대한 관심만 쏟아서는 절대 저 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혼외출산의 높은 비율을 인정하고 이를 용인하는 사회를 만들어서 이들을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저 출산 고령화 문제의 해법은 저 멀리 도망가서 영원히 찾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88 만원 세대’의 저자인 2.1연구소 소장 우석훈 박사는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하기 위해서 ‘섹스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고 했지만, 지금까지 혼외출산의 정도나 낙태시술의 횟수 등의 발표된 자료를 보면 생기는 아이들만 잘 낳도록 해도 일견 우리나라 저 출산 고령화 문제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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