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조정' 본격화…"3700달러까지 빠질 수도"
미·중 무역휴전 기대에 단기 조정 국면 진입
금리 인하·달러 약세 전망에 장기 상승세 견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27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이 하락해 온스당 4000달러선을 내줬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3700달러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내년에 5000달러선 회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2시2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9% 내린 온스당 3991.39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오전 11시께 전일 대비 3.7% 급락한 온스당 3985.9달러까지 밀렸다.
국제 금값은 이달 초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뒤 20일에는 4381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9% 넘게 빠졌다.
이번 조정은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앞서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는 미국의 대중 100% 추가관세 부과 보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들이 논의할 성공적인 틀이 마련됐다"고 말해 미·중 갈등 봉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건전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금값이 온스당 37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기 조정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값의 장기적 상승 전망은 여전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런 달러 약세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해 금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 실질금리가 낮아지고 금의 가치 보존 기능이 부각되면서 금값이 강세를 보이게 된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HSBC는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순매입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탈달러 흐름이 금의 구조적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갈등이 봉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AI·반도체·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금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런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헤지(hedge)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요인들을 근거로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67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