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모두가 위선자다
-그레그 루키아노프 시민운동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모든 정치 세력에 실망하거나, 아니면 미쳐버리거나. 필자는 기대를 낮추는 쪽을 택했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표현의 자유를 외치지만, 정작 자신에게 유리할 땐 검열의 재갈을 물리기 바쁘다. 나처럼 기회주의가 아닌 원칙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다 보면, 한 사람이 불과 몇 달 만에 정반대 입장을 취하는 모습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첫날, 바이든 행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을 압박해 미국인의 발언을 검열했다며 '표현의 자유 회복 및 연방 검열 종식'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방송사의 "면허를 박탈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증오 발언도 마찬가지다. 이 개념은 1980년대 리처드 델가도, 마리 마츠다 같은 좌파 법학자들이 고안했다. 1990년대 대학 내 발언 규정과 소위 '정치적 올바름(PC)'의 기틀이 됐다. 우파 지식인들은 즉각 반박했다. 미국 법은 수정헌법 제1조(언론 출판 집회 결사 종교의 자유)의 예외로 증오 발언을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찰리 커크 역시 증오 발언을 근거로 표현의 자유를 단속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커크 암살 이후, 공화당은 바로 그 개념을 꺼내 들어 혐오 표현을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지난주 팸 본디 법무장관은 "증오 발언으로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반드시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ABC 조너선 칼 기자가 이에 대해 묻자 트럼프는 "본디 장관이 아마 당신 같은 사람들을 쫓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칼 기자의 방송사가 지난해 자신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증오 발언의 대가로 1600만 달러(약 221억 원)를 지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판론자들은 증오 발언이라는 개념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해 어떤 의견이든 검열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불행히도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가짜뉴스'와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토안보부 산하에 허위정보 대응 자문위를 신설했지만, 비판이 거세지자 서둘러 폐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미국인들을 검열하도록 압박했다. 여기에는 이제 주류 기관과 전문가 다수가 가능성을 인정하는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기원설'도 포함됐다.
오늘날 우파 역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은 최근 방송에서 커크 암살범이 트럼프 동조자라고 시사했는데, 이는 검찰 문서 내용과 상반된다. 보수 진영이 분노하자 ABC는 키멀의 쇼를 중단시켰다. 이는 과잉 반응이다. 만약 정파적 희망 사항을 내비치는 게 규제 위반이라면, 좌우를 막론하고 직업을 유지할 코미디언이나 논객은 없을 것이다(ABC는 월요일, 키멀의 쇼를 화요일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ABC의 모회사인 디즈니가 자체적으로 키멀을 징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나섰다. ABC가 쇼를 중단하기 전,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좋게 해결할 수도, 험하게 갈 수도 있다. 방송사들이 키멀에 대한 조치를 포함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FCC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취소 문화(cancel culture)'도 빼놓을 수 없다. 우파는 보수 사상가를 해고하는 등 사회적 압력으로 처벌하는 것에 오랫동안 반대해왔다. 2014년경부터 시작된 캔슬 컬쳐를 좌파는 환영하며 '결과 문화'라고 옹호했다. 이제 역할이 뒤바뀌었다. 며칠 전 JD 밴스 부통령은 커크 암살을 축하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용주에게 연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나는 표현의 자유 같은 인권을 개인의 이해득실에 호소하며 주장하고 싶지 않다. 이런 권리는 개인의 필요를 초월하는 중요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파주의자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하게 통하는 논리다. 그래서 실질적인 경고를 하나 한다. 오늘 당신이 집어 드는 무기는 내일 당신을 향할 것이다.
상대방의 가장 비열한 도구를 쓴다고 해서 그들이 무장 해제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보복을 부를 뿐,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악순환이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내 표현의 자유는 소중하지만, 네 것은 아니다'라는 태도는 정치에 만연하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원칙의 핵심은 따로 있다. 우리가 싫어하는 사상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결국 상대방의 권리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권리에 관한 문제다.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개인의 권리와 표현 재단(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의 회장 겸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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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독자 반응
-트럼프가 반대 의견을 끝장내려는 움직임이 이전에 있었던 진보 진영의 행동 때문에 촉발됐다고 결론 내릴 이유는 없다. 그와 마가 추종자들은 1인 독재는 아닐지라도 일당 독재를 확립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권력을 잡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반대파를 억압하려 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제 민주주의는 그들의 적이고, 그들 자신도 그 사실을 안다. 대학 캠퍼스에서 진보주의자들이 가했던 발언 제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트럼프의 선거 승리에 중요한 요소였을까?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마가' 운동은 진보주의자들이 만들었을지 모를 어떤 표현의 자유 제한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이 운동은 백인 기독교 우월주의가 끝나가고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두려움에 기반한다. 핵심 지지층이 반대하는 것은 비백인, 여성, 비이성애자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강력하고 본능적인 부족주의적 반응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어떻게 현실 감각을 잃었는지 설명할 다른 방법은 없다. 인종차별과 종교적 우월주의는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으며, 연방대법원을 포함한 공화당은 이를 국법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됐다. (테네시)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미국 좌파와 우파의 '소비에트화'를 목격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좌파의 경우, 비공식적 검열이 만연하고 비공식적 협박과 자기 검열로 이어진다(물론, 취소문화의 희생양 중 꽤 많은 이가 해고됐다는 것도 안다). 목소리 큰 소수가 자신들의 말을 '불쾌하다'고 여기는 다수를 취소시킨다. 그 결과 학생들은(나는 대학에서 가르친다) 취소 문화를 매우 싫어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말하기를 너무 두려워한다. 양 떼 같은 거짓 합의는 교수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 모두가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 의견에 공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우파에서는 이제 전면적인 '레닌주의'가 나타났다. 국가의 모든 도구를 사용해 '역사적 기억'을 바꾸려는 것이다. 박물관이 독선적인 좌파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국립공원에서 표지판을 제거하거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역사적 인물을 삭제한다고 해서 노예제를 그냥 지울 수는 없다. 군함 위에서는 죽을 수 있어도 해군사관학교 도서관에서는 토니 모리슨을 읽을 수 없는 모양이다. 이는 혐오스러운 수준을 넘어섰다. 그런데 우파가 '공산주의자'에 대해 불평한다고? 이제 우파의 이 좀스러운 폭군들을 전력을 다해 비판할 때다. 지금은 권력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비공식적인 취소 문화가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우파는 국가 권력을 이용해 검열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훨씬 더 위험하다. '마가' 지지자들은 모자 로고에 망치와 낫을 추가해야 한다.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에 대응해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것(민주당이 하는 일)과 연방 정부의 메커니즘을 이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을 억압하는 것(공화당이 하는 일) 사이에는 명백한 헌법적 차이가 있다. 핵심적인 차이는 발언에 대한 사회적 압력은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금지되지 않지만, 정부의 조치는 금지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강조한 정부 조치의 성격도 생각해보자. 민주당은 민간 행위자들에게 허위 정보 확산을 막는 데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1) 수정헌법 제1조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허위 발언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 이유). 하지만 실수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이 있다. 2) 그 민간 행위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협조하지 않았을 경우 정부 처벌의 위협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트럼프는 정부를 이용해 허위 발언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발언을 처벌하고 있다. 브렌던 카는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위협했다. 뉴욕타임스가 이런 문제를 양면적인 이슈인 척하는 것에 신물이 난다. 그렇지 않다. 공화당이 명백히 더 나쁘다. (뉴욕)
캔슬 컬처: 온라인 상의 눈치주기, 보복 문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