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산시 서부우회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이 단순한 집중호우가 아니라 설계와 다른 자재 사용, 부적합한 골재 투입 등 명백한 시공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19일 오산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조사위의 현장조사 당시 시공 단계부터 설계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부실 공사 정황이 뚜렷하게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설계도상 보강토 블록 규격은 456×527×200mm였지만, 실제 시공된 블록은 450×400×200mm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설계 기준보다 블록의 뒷폭(쌓았을 때 기준)이 127mm 줄어든 것으로, 옹벽의 안정성과 하중 분산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설계서에는 보강토 옹벽 뒤채움재의 최대 입경(골재 크기)이 100mm 이하로 규정돼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토목섬유 같은 '그리드' 위로 400mm가 넘는 암석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건설 폐기물로 추정되는 비닐과 잡석까지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강토 옹벽 뒤채움재에 건설 폐기물로 보이는 비닐이 섞여 있다.[사진출처 = 오산시]](https://cdn.news.ifm.kr/news/photo/202509/452737_132119_5755.jpg)
이는 설계 기준을 크게 벗어난 것으로, 집중호우 시 배수 불량과 지반 불균형을 일으켜 옹벽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무너진 구간은 총 60m 규모이지만, 나머지 구간 역시 같은 시공사에서 동일한 공법으로 시공돼 추가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경국립대 건설환경공학과 권성우교수는 "관리·감독 부실과 품질 검증의 실패"를 지적하며, "발주기관과 시공사가 설계·시공 일치 여부의 철저한 확인과 안전 점검 과정에서도 그러한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성우 교수는 이어 "뒤채움재의 골재 품질이 설계도서와 맞지 않았다면 골재의 입도분포가 맞지 않아 뒤채움재의 빈공간에 토압 불균형이 발생하고, 장기간 계속되는 비로 인한 수압이 가중돼서 옹벽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사고와 관련해 국토부 청문 절차에 출석했던 LH 소속 당시 현장 공사 감독이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직후 진주경찰서는 경기남부경찰청 오산 옹벽붕괴 수사전담팀에 사망자에 대한 조사를 벌인 적 있는지 확인했고, 수사팀은 수사 대상도 아니어서 소환할 예정도 없었다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설계 불일치, 부적합 자재 사용, 관리 감독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예고된 인재' 였을 가능성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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