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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학생비자 보더니 F욕설…라틴계는 미리 알고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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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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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단속현장 있던 공장 직원들 인터뷰
HSI 직원 첫 마디 “미국 시민이냐, 비자냐”
‘출발 허가’ 종이 받은 사람만 빠져나와

 

공기 정해졌는데 비자 안나와 ESTA로 사람 쓸 수밖에
단속 정보 미리 새 라틴계는 출근 안 해
‘대미 한국기업 투자의 상징’에서 수백명 끌려가

 

 

ㅡ4일 아침 분위기가 어땠나.

“평범한 하루였다. 원래 그날 LG에서 VIP들이 온다고 했던 날이다. 우리가 일하는 곳은 ‘드라이룸’이라고 해서 방진복을 입고 들어가는 핵심 설비인데 그날 공장을 찾을 임원진들의 명패와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평소처럼 옷이랑 신발을 개인용 가방 안에 벗어 넣고 방진복을 입고 있는데 오전 10시가 좀 지나 우릴 나오라고 하더라. VIP가 오셨나 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

 

 

ㅡ뭐가 이상했나.

“우리가 메고 다니는 가방에 옷과 컴퓨터 등 개인 짐이 있는데 다 두고 신분증, 핸드폰. 지갑만 챙기라는 거다. 무슨 일이지 했는데 벌써 입구에 ‘HSI(국토안보수사국)’가 적힌 조끼를 입은 요원들 대여섯 명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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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깜짝 놀랐겠다.

“어리둥절했다. 그 사람들이 한 명 한 명에게 묻는 첫마디가 ‘미국 시민이냐, 비자냐’였다. 그래서 시민이라고 했더니 이름을 묻더라. 여권을 만든 적이 있냐고도 물었다. 자기들 기기로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내 여권 화면이 떴다. 확인이 되고나니 초록색 글씨로 ‘CLEARED TO DEPART(출발 허가)’이라고 적힌 종이를 줬다. 나중에 생각하니 이게 ‘살생부’의 생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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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왜 그런가.

“그 종이가 있는 사람만 공장을 떠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 쯤에 절취선이 있고 그 이하로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를 적게 돼 있었는데 공장을 떠날 때 하단의 이 신원 정보 부분을 제출하고 나가는 방식이었다. 한 300여 명이 이 종이를 받은 것 같은데, 합법 체류가 확인되지 않으면 주지 않았다.”

 

 

ㅡ확인 안된 사람은 뭘 했나.

“비자 쪽으로 가서 줄을 선 이들은 다시 비자 종류별로 나눠 줄을 서야 했다. 수백 명이 초등학생처럼 5열 종대로 줄을 서 요원들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했다. 무장한 요원들이 공장 옥상과 컨테이너까지 샅샅이 뒤져 직원들을 몰아냈다. E-2는 그래도 확인이 빨랐는데 ESTA는 굉장히 꼼꼼히 신원 확인을 해서 5시간 이상 줄을 섰다. 놀란 건 F1(학생비자)도 있었다는 거다. 비자 종류를 묻는 말에 F1이라고 답하니 요원이 ‘*uck’이라며 쌍욕을 하더라.”

 

 

ㅡ‘출발 허가’ 종이를 갖고 바로 나갔나.

“아니다. 평소에 차를 같이 타고 다니던 동료들이 너댓명 있어 주차장에서 ‘나오겠지’하고 30분 정도 기다렸다. 그런데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더라. 근데 잠시 뒤 한 명이 주차장 옆 간이 화장실에 가는게 보였다. 반가워서 뛰어갔는데 알고 보니 그 옆을 이민 경찰들이 붙잡고 있었다. ‘이 사람은 비자가 잘못돼 체포될 것이다, 500명 정도가 2시간 떨어진 구치소로 간다. 너는 빨리 여기서 떠나라’고 했다. 보니까 신분을 증명하지 못한 사람들 손목에는 팔찌 형태의 빨간 띠가 둘려져 있었다. 공장 앞 두 개 출구가 장갑차와 경찰차로 겹겹이 막혀있어 겨우 나왔다. 나올 땐 트렁크까지 열어 안에 태운 사람이 없는지 확인받아야 했다.”

 

 

https://img.theqoo.net/CXsCBB

 

ㅡ지금은 충격이 좀 회복됐나.

“그날의 트라우마에 아직도 바깥 생활을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 그날 밤,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공장 건물 지붕 사이 덕트(대형 공기 배관)에 숨어있던 이들이었다. 밑에서 난리가 나니까 작업하러 올라갈 때 들고 간 물병 물을 마시고 그 속에 소변을 보며 13시간을 버텼다고 하더라. 정말 전쟁이었다.”

 

 

ㅡ공장엔 왜 그렇게 ESTA 소지자가 많았나.

“제대로 된 비자로 오려고 아무리 준비를 해도 정말로 비자가 나오질 않았다. 동료 중에 E-2 비자를 받기 위해 세 번 신청했는데 계속 떨어진 사람도 있었다. 오죽하면 1000만원을 들여 미국 이민국 출신인 미국 변호사 통해 겨우 E-2 만들어 왔다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다. 투자는 했고, 공장은 지어야 하는데 공장 건물을 지을 사람(미국인 일용직 노동자)도 없고, 설비를 깔 사람(숙련된 엔지니어)도 없었다. 공기는 정해져 있는데 비자가 안나오니 사정 급한 기업들이 계속 비행기 값 내며 ESTA로 75일씩 사람을 돌려 쓴 것이다. 그 정도 투자를 했으면 공장 완공 때까지만이라도 필수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 약속을 받았어야 했는데 우리 정부가 그걸 놓친게 너무나 아쉽고 화가 나는 부분이다.”

 

 

ㅡ붙잡힌 대다수가 협력업체 소속이다.

“현대나 LG와 달리 협력업체들은 정말로 비자 받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ESTA로 (서배너 지역을) 들어오는 인원이 너무 많아지니까 올해 ESTA로 2번 들어오려는 이들은 대부분 입국 거부 판정을 받았다. 공항에서 60명이 한꺼번에 되돌아간 적도 있다. 급기야는 거부를 피하려 올랜도나 텍사스, 뉴욕 쪽으로 입국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평생 다시 미국 못 올 각오로 불법체류를 감수하면서 일단 들어온 인원들이 ESTA로 버티며 완공을 마무리하려 한 부분도 있었던 상황이다.”

 

 

ㅡ단속 위험은 감지 못했나.

“작년과 올초 ICE가 뜰거라는 소문이 돈 적이 있긴 하지만 실제 그런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난리가 난 날 신기하게 청소를 담당하던 라틴계 직원들이 아무도 출근을 안했더라. 라틴계는 자기들끼리 연락망이 아주 좋다.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ㅡ공장은 어느 정도 지어진 상태인가.

“건물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부 설비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발주해 짓고 있었는데 건물 자체는 95% 완성이다. 설비 쪽은 50% 정도였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수개월간 주·야간조로 새벽 3, 4시까지 2교대로 일했다. 막판 스퍼트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엔지니어 중심 최정예 부대가 다 들어와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됐으니 공장을 누가 마무리하겠나. 미국에는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ㅡ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음날 공장에 갔더니 주인을 잃은 직원들 가방들이 수십 개 씩 널브러져 있더라. 남은 직원들끼리 한 명 한 명 이름표를 확인해 회사별로 모아뒀는데 그걸 볼 때마다 몹시 참담한 심정이다. 잡혀간 직원들 뿐 아니라 남은 직원들도 허탈한 건 마찬가지다. 빨리 공장을 지어주고 (현지 인력으로) 굴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돼 황망하다. 곧 출국하거나 떠나려는 직원이 많다. 직원들이 살던 숙소들도 다 비었고 렌트카도 반납할 게 수백 대다. 오늘 곧 떠날 직원이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점심으로 먹었다. 맛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몇 달 동안 밤낮으로 일하느라 한번도 먹지 못했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다.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59359?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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