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9월 7일 데뷔해 오늘 10주년을 맞은 밴드 데이식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그룹을 주로 제작해 왔던 JYP엔터테인먼트는 스튜디오 제이(STUDIO J)라는 레이블을 통해 더 폭넓은 음악 장르를 다루는 실험을 해 왔다. 데이식스(DAY6)는 그런 스튜디오 제이가 선보이는 첫 번째 밴드였다. 작사·작곡·가창·연주 실력을 갈고닦으며 홍대 클럽 등 라이브 무대 경험을 쌓았고, 마침내 2015년 9월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으로 정식 데뷔했다.
직접 쓴 곡을 부르고 연주하는 밴드의 기본 문법을 충실히 따르며 '다작'해 온 온 데이식스는 '예뻤어'(2017)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2019)가 각각 발매 7년, 5년 만인 지난해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궤도에 들어섰다.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여백기'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들의 음악과, 나아가 데이식스라는 밴드를 향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여백기' 이후 처음 나온 완전체 앨범 '포에버'(Fourever)의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와 수록곡 '해피'(HAPPY)는 물론, 이후 발표곡 '녹아내려요'까지 히트시킨 데이식스. 나날이 늘어가는 인기/대표곡, 커지는 공연 규모를 통해 팬덤과 대중의 사랑을 고루 받는 대표 밴드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스타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홍대 롤링홀과 같은 소규모 공연장에서부터 음악을 선보이며 차곡차곡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온 팀"이라며 "요즘은 음원 성적이 아무리 높아도 실제 인기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데이식스는 음원 성적과 실제 인기가 함께 상향 중인 매우 특별한 사례다. '대중적인 인기'라는 표현을 허수의 눈속임이 아닌 실제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팀은 정말로 흔치 않다"라고 짚었다.
데이식스가 "아이돌과 밴드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대중 밴드'라는 영역을 개척"했다고 본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지난 10년은 편견에 갇힌 '아이돌 밴드'가 오로지 음악의 힘으로 '국민 밴드'의 위상에 올라올 수 있었던 자수성가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대중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K팝 시스템 안에서도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라고 말했다.
(중략)
김도헌 음악평론가도 "K팝 기획사가 제작한 아이돌 밴드임에도 언더그라운드에서의 활동과 작사 작곡 능력을 통해 음악으로 인기를 모으고 실력을 증명했다. 밴드라는 포맷, 록 음악이라는 장르보다 데이식스만의 고유한 음악 정체성과 문법을 확립하였다는 점에서 아이돌 밴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걷어내고, 팬덤을 넘어 범대중적 지지를 끌어냈다"라고 밝혔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부교수는 "산업적으로는 K팝의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공연 중심의 활동, 밴드 사운드의 록 구사 등 구체적인 활동 방식이나 음악적인 면에서는 일반적인 K팝 그룹과는 다른 노선"이라며 "자신들의 노선을 크게 수정하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성장하며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섰다는 점은 이들의 가장 큰 성취인 동시에 댄스 음악 중심인 K팝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고 평했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데이식스의 가장 큰 성취는 K팝 시장에서 밴드의 완성형을 이뤘다는 점"이라며 "데이식스는 데뷔부터 여느 신인 밴드처럼 작은 클럽에서 경력을 시작했고, 창작과 퍼포먼스 등 음악적 내공을 두루 쌓아왔다. 특히 디스코그래피의 중심을 국내 시장에 두고 꾸준히 좋은 곡을 내고 공연의 규모를 키우며 마침내 히트곡 탄생과 스타디움 입성에 이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K팝에서 이런 사례는 전무후무하다"라고 말했다.
역시나 데이식스를 "아이돌 밴드의 완성형"이라 바라본 랜디 서 평론가는 데이식스를 "팝 록 유행 리바이벌에 결정적인 역할 중인 한국 시장의 키 플레이어"라고 표현했다. 그는 '록'과 '팝'은 마치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상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록 밴드 다수는 그들의 팝적인 면모 덕분에 사랑받았다"라는 점을 들어 "팝적인 송 라이팅과 보컬 운용, 때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는 편곡과 로킹하게도 할 수 있는 연주 능력이 공존하는 밴드"라고 부연했다.
(중략)
마노 '아이돌로지' 필자는 "결국 '좋은 음악은 끝내 통한다'는 것을 뚝심 있게 증명해 냈다는 것이 이 팀의 가장 대단한 점이다. 역주행이 가능했던 것도 결국 '노래가 좋으니까 다들 들어봐야 한다'는 대중들의 '입소문'과 '영업'에 기반한 것"이라며 "아티스트의 주된 콘텐츠는 '음악'이고, 언제든 '좋은 음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대전제를 누구보다 묵묵히 잘 지켜온 점이 이 팀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밝혔다.
황선업 평론가는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성 있는 멜로디를 만드는 데에 강하다. 이 지점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랑받는 가장 큰 교두보"라며 "보편적인 밴드 음악을 통해 '팬덤 중심 아이돌' 문법을 따르면서도 동시에 '창작 밴드'의 자율성을 유지하며,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넓은 범위의 팬 세력을 기반으로 K팝 안에서 보기 드문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진단했다.
미묘 음악평론가는 "록과 록밴드를, 생동감 넘치고 화려하고 다이내믹하며 '영'한 음악을 만들어내기에 아주 좋은 검증된 도구처럼 선택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에 본인들이 애정이 확실해 보인다. 그렇게 해서 표현되는 무례하지 않고 활기 있는, 로맨스를 지상의 가치로 간직하고 미련이 넘치지만 선을 넘지 않는 구남친 같은 느낌이 있다. 그것이 매력적이고, 또한 데이식스에 공감하게 되는 출입구"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개성을 지닌 '보컬'이 강한 팀이기도 하다. 정민재 평론가는 "각기 다른 보컬 색과 이들의 하모니가 가장 큰 강점이다. 파워풀하고 선이 굵은 성진, 경쾌하고 청량한 영케이, 서정적이고 애수 어린 원필의 목소리가 한 곡에서 입체적인 감상을 선사하고, 이들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데이식스라는 개성을 이룬다"라고 밝혔다. 김도헌 평론가는 "멤버 전원이 보컬에 참여하는데, 완벽히 구별되는 개별 목소리를 통해 곡 내에서 감정의 흐름과 서사를 전달한다는 지점도 독특하다"라고 전했다.
랜디 서 평론가는 "걸출한 보컬리스트들이 모인 팀이다. 보컬팀인데 연주까지 하고 송라이팅도 하는 밴드의 형태다. 한국 아이돌 그룹은 멤버 전원에게 가창/랩 파트가 주어지며, 그럴 때마다 카메라 원샷을 받는 게 정착돼 있는데 데이식스는 연주하는 록 밴드임에도 이 형식을 따른다. 밴드이면서 아이돌 스타인 데이식스는 전통적 의미의 아이돌이나 전통적 의미의 록 밴드보다 현재에 잘 맞는 확장성을 갖는다"라고 평했다.
한국어 가사 비중이 높아 가사의 말맛이 남다른 점은 데이식스 음악의 중요한 부분이다. 박희아 저널리스트는 "가사는 한국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그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의 일상 속 불안, 행복, 두려움, 절박함 등 다양한 감정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라고 바라봤다.
(후략)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79/0004063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