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거제 노자산에 골프장이 들어설 모양이다
53,993 433
2025.09.07 13:58
53,993 433
yLVUOQ

노자산을 사이에 두고 탑포 마을과 율포 마을이 갈라졌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물이 오염되고, 물에 살아가는 생명들은 사라질 게 뻔하다. 남해에 기대 살아가는 어민들은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진다.

골프장을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집회를 하면 그 앞에서 맞불집회를 한다. 2017년 처음 주민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은 '마을 복지시설과 주민고용 등 보상'을 이유로 찬성으로 돌아서 '남부관광단지 탑포마을 대책위'를 만들었다. 갈등이 심하겠다고 하자, 원종태 활동가는 한숨을 푹 쉬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아~ 말이 아니죠. 우리는 죽겠다고 데모하고, 또 (사업체와) 협상이 끝난 주민들은 빨리 만들라고 맞불집회하고. 서로 마주 보고 이게 뭔 일입니까. 마을 주민들은 평당 천 원짜리 땅을 5만 원, 10만 원에 사준다니까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거예요. 저한테도 '이기 어찌 되겠노? 지금 팔아야 될 시기가?' 물어보는데 본심은 그거죠. 제가 볼 때 대규모 개발의 최대 목표는 부동산 가치 상승이에요."

갈등이 깊어지자, 경남도는 2022년 사회대통합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개발 부지에서 제외하는 등 협의 내용을 권고했지만, 경동건설은 골프장 건설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현재 골프장을 공공 필요성이 있는 체육시설로 인정받기 위해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강제수용을 요청한 상태이다.

토지보상법에 따라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으면 협의 매수되지 않은 사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관광단지는 공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결된 토지수용계획을 2025년 다시 요청한 것이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결과를 기다리며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기사를 쓰는 동안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익사업 인정 심의 결과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렸다. 관광단지의 핵심은 27홀짜리 골프장. 중토위가 골프장을 공익사업으로 인정해 준 꼴이 되었다.)

(관련기사: 거제 노자산 개발, 토지 강제 수용 가능 결정 두고 논란 https://omn.kr/2f552_)

땅속 균들의 네트워크로 살아가는 대흥란

이미지 크게 보기

▲  땅 위로 올라온 대흥란. 땅속에는 대흥란의 뿌리줄기와 근균이 한 몸처럼 얽혀 있다.
ⓒ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지난 7월 13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함께 대흥란 답사를 위해 시민 30여 명이 노자산에 올랐다. 시민들은 골프장 건설로 곧 사라질 '대흥란의 영정사진'을 찍으러 와달라는 말에 모였지만, 사실은 대흥란의 최대 서식지, 노자산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산에 오르기 전부터 원종태 활동가는 사람들에게 조심해서 걸으라고 신신당부했다. "여기 전부가 대흥란밭"이었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며 본 대흥란만 200촉이 넘었다. 답사에 함께 한 김종원 식물사회학자는 '골프장이 아니라 대흥란 보전지역을 만들어야 할 곳'이라고 평했다. 시범적으로 이식한 대흥란에는 분홍색 테이프가 둘러 있었고, 이식 장소에는 깃대가 꽂혀 있었다. 김종원은 대흥란 이식은 '성공한 사례도 없고 이식한 사례도 없다'고 열을 올렸다.

"대흥란은 땅속에 뿌리줄기가 연결되어 있거든요. 뿌리 하나에 몇 촉이 있어서, 꽃대가 하나만 올라왔더라도 나중에 십 수개가 올라올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체 서식지가 의미가 없습니다. 근균과 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서 관계 맺었는데, 산을 통째로 들어올리면 몰라도 이식은 말이 안 돼요."

대흥란은 난초과의 부생식물로 근균에 기대서 살아간다. 근균도 식물뿌리와 공생체를 이루어 식물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땅에 살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대흥란만이 아니다.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거제외줄달팽이와 도롱뇽, 그리고 인간도 이 땅에서 같은 물과 공기와 햇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땅이 파헤쳐지고 근균의 네트워크가 훼손되면, 식물과의 연결은 끊어지고 산은 생기를 잃는다. 팔색조는 고향을 잃고, 거제에만 살아서 거제외줄달팽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는 아마 멸종될 것이다. "나무 하나 쓰러질 때 온 산이 함께 운다"(<멸종위기종>, 원종태, 푸른사상)라고 한 이유이다. 동물이 살지 않는 땅은 죽어가는 땅, 죽은 땅에서 인간의 삶이,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지 묻게 된다.


이제 곧 사라질 수도... "영정사진 찍으러 오라"는 사람들 https://share.google/htjbgAY5i0Pt03XQ2

목록 스크랩 (0)
댓글 4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202 03.16 41,00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3,54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6,88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6,5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5,3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3828 이슈 진짜 심각한 상황인 오늘자 엘지 ISMI 번호 논란 1 16:33 132
3023827 유머 일본 NHK 다큐 <세계유산 워커> 종묘편의 의상 파트 한글자막달아준 트위터리안 16:33 139
3023826 이슈 최근 출시되는 의류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다는 이채연 3 16:32 345
3023825 기사/뉴스 [기자의눈] BTS 광화문 공연이 남길 것, 하루의 불편함 정도는 감수해보자 19 16:32 284
3023824 기사/뉴스 '케데헌' 시상식 인종 차별 논란에 오스카 측 입 열었다…"같은 문제 반복되지 않길" 3 16:31 380
3023823 정치 주진우 "與 부산 홀대..전재수 무얼 했나" 19 16:30 222
3023822 정보 [KBO] 프로야구 시범경기 3월 17일 경기결과 6 16:26 1,034
3023821 기사/뉴스 “선생님 PC가 갑자기 느려졌어요”…알고보니 메모리 카드 바꿔치기, 누군지 보니 5 16:26 1,389
3023820 기사/뉴스 김세정, 10년 만에 젤리피쉬 떠난다…"진심으로 고마워" 6 16:24 758
3023819 이슈 4만원 커트 후기 66 16:23 4,977
3023818 이슈 팩폭 장난 아닌 어떤 무묭이의 핫게 댓글 164 16:21 8,409
3023817 이슈 8년전 오늘 발매된, 고등래퍼2 배연서 오담률 "북 (Prod. SLO)" 1 16:20 82
3023816 이슈 있지(ITZY) 'THAT'S A NO NO' 멜론 일간 추이 6 16:20 453
3023815 기사/뉴스 [단독]이장우, 미지급 논란 종결..납품 대금 거래처 "우리 책임 맞다" 5 16:20 1,840
3023814 유머 개웃긴 일본 아이돌 라이브 중 방송사고ㅋㅋㅋㅋ(야마시타 토모히사 아님) 4 16:20 606
3023813 정치 페미니즘은 반대하지만 여성가산점은 받아야한다는 의원 17 16:19 1,550
3023812 유머 대나무로 간질간질 곰손녀 깨우는 할부지👨‍🌾🐼🩷 6 16:19 841
3023811 이슈 춤선 좋은 배우 박유나 4 16:19 458
3023810 유머 백팩계 2대장 콜라보 15 16:17 1,179
3023809 기사/뉴스 [단독] 더보이즈·NCT WISH, 최강창민·찬열 만난다..‘최씨크루’ 출연 22 16:16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