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그 시절, 내게 애마부인은"…이해영 감독, 모순의 돌직구
9,418 15
2025.08.28 10:18
9,418 15


넷플릭스 '애마'는 비유하자면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이야기다. 성인 영화를 소재로 하지만,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성인영화는 본래 여성의 인권과는 거리가 먼 장르였다. 여성을 소비의 대상으로, 때로는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애마'는 이 역설적인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작품의 배경은 1980년대. 정책적으로 성인 영화가 장려되던 시대다. 동시에 표현의 자유는 철저히 통제되던 때이기도 했다. 이 시대적 모순 속에서 여배우들은 성인영화 출연을 강요받았다.


'애마'는 그들의 목소리를 다시 불러낸다. 이해영 감독은 실제 '애마부인'의 주연 안소영 배우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시리즈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완성했다.


"'정말 외롭고 치열한 싸움이었겠구나, 매번 링 위에서 스파링하는 기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를 향한 존경과 응원의 마음으로 엔딩 대사를 완성했어요."


이해영 감독은 왜 '애마'를 완성해야만 했을까.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같은 욕망, 다른 해석


이해영 감독이 '애마'를 처음 떠올린 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년) 직후였다. '애마부인'이라는 전설적인 영화를 섹스 심볼에 대한 감수성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1980년대는 학창시절이었다.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영화계는 해마다 흥행작을 쏟아냈으며, 미군 방송을 통해 화려한 뮤직비디오가 터져나오던 시기였다. 


그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섹스 심볼이었다. 모든 매체가 앞다투어 섹시한 남녀 리스트를 발표했다. 남자 대표는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 '본 인 더 USA'를 부르며 미국의 성조기처럼 추앙받았다.


여자 대표로는 마돈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는 음탕하고, 깨끗하지 않고, 헤픈 이미지로 소비됐다. 이해영 감독은 이 대비에 주목했다. 


"남자 섹스 심볼은 전성기를 누렸지만, 마돈나는 목소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습니다. '같은 욕망을 대변하는 존재인데 왜 해석이 달랐을까'.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하늬, '애마'의 시작


이해영 감독은 이하늬를 염두에 두고 시놉시스를 썼다. 이하늬가 거절하면 엎을 생각이었다. 대체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도 그럴 것이, '희란'은 복합적인 인물이다.


희란은 노출 연기를 통해 당대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배경에는 여성을 소비하는 성인영화가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노출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착취 구조 속에서 스타가 됐으면서도, 동시에 그 구조에 저항하는 주체로 나선 것. 


이해영은 "희란은 속세에 찌든 물질적인 인물이면서도, 정의감은 있는데, 너무 정의로워도 안 되는 헷갈리는 인물이다. 이하늬가 알아서 해주길 바랐다"며 웃었다.


"저희 작품에서 한땀 한땀 드레스를 만들던 디자이너 '폴고'처럼 아하늬에게 잘 맞게끔, 재미있게 할 수 있게끔 대사를 썼습니다. 이하늬의 A부터 Z까지 사용해 보자는 마음이었죠."


희란과 주애(방효린 분)의 관계는 표면적으로 톱스타와 신인의 자리 싸움처럼 보인다. 왕좌에서 내려온 여배우와 새롭게 떠오르는 신인. 그러나 희란의 속내는 훨씬 깊다.


단순한 질투가 아닌, 자신이 지나온 길을 주애가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경계다. 이하늬는 그런 희란을 강단 있고 품위 있게, 때로는 서글프게 완성해냈다.


"현장에서 '이 사람이 나를 의지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은 많이 받지만, '나를 온전히 믿고 있구나' 라는 신뢰는 흔치 않습니다. 이하늬는 그런 믿음을 줬어요. 제가 뭘 시켜도 어떻게든 구현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죠." 



◆ "낮선 얼굴의 발굴, 베테랑의 발견"


강렬한 메시지를 조화롭게 구현한 건 배우들이었다. 단단히 뼈대를 세운 이하늬를 중심으로 낯선 배우들이 굵직한 인상을 남겼다. 먼저 주애를 발굴하기까지 오디션에서 무려 2,500명을 만났다.


이해영은 "신인 배우부터 연기 지망생까지 다 봤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가 없었다. 마지막에 인우(조현철 분) 앞에 나타난 주애처럼 방효린을 만났다"고 떠올렸다.


방효린은 신인임에도 단번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돌한 태도로 주인공에 등극했지만, 현실에 상처받고 좌절했다가 다시 단단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해영은 "방효린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을 역할에 투영해 자기의 것으로 표현한다"며 "유전자적으로 타고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반면 이소이는 집요한 학구열로 배역을 따냈다.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진선규 분)를 이용해 배우가 되고자 하는 '황미나'를 맡았다. 물불 가리지 않는 불같은 성미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해영 감독은 "이소이는 처음 구상한 미나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그런데 철저한 분석과 공부로 연기력으로 납득시킨, 똑똑한 배우였다"고 설명했다.


진선규와 조현철은 베테랑의 연기를 펼쳤다. 이해영은 "진선규는 현장에서 디렉션을 줄 필요가 없었다. 연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계속해서 만족을 시켜줬다"고 말했다.


조현철은 의외로 애드리브를 가장 많이 한 배우였다. "인우가 구중호와 시나리오 검열로 다툴 때 '각하, 대가리가 외설이십니다'라는 대사는 조현철 아이디어였다"고 털어놨다.


"겉보기엔 꼼꼼히 계산해서 연기할 것 같지만, 동물적으로 연기하는 배우였어요. 상대의 연기를 느끼고 리액션하는 과정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후략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33/0000120116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 X 웨이크메이크💗 웨이크메이크 헬로키티 블랙 에디션 NEW 쉬어 멀티 팔레트 체험단 모집! 276 00:05 9,72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68,44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36,26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1,72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76,90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6,45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0,2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2 20.05.17 8,640,6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1,65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7,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8944 이슈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중심지역 폭격 1 08:38 86
3018943 기사/뉴스 박신혜, 한부모가정 위해 1억 기부…‘언더커버 미쓰홍’ 인연 2 08:38 101
3018942 유머 기싸움 개오지는 포켓몬들의 살벌한 대화 6 08:34 347
3018941 유머 한국말을 영어로 다 표현하기 힘들어서 깝깝한 외국인 6 08:34 556
3018940 기사/뉴스 포레스텔라, 故 김광석 30주기 추모 무대서 ‘무패신화’ 시험대 선다 1 08:34 68
3018939 유머 고래상어 좋아하는 사람모여라 6 08:30 505
3018938 유머 포켓몬 같은 망냐뇽 다른 느낌 8 08:26 857
3018937 기사/뉴스 초6이 쓴 민주화운동 감상문에 “개고생한듯 ㄷㄷ” “독재는 에바각ㅠ” 31 08:24 3,325
3018936 이슈 장항준 : 맑은날씨를 담고싶었던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날씨가 좋지않았는데 예산문제때문에 고민하다가 봉준호감독이라면 어땠을까 박찬욱감독이라면 어땠을까 11 08:22 1,992
3018935 이슈 캣츠아이 마농 근황 18 08:18 3,932
3018934 이슈 트럼프 대통령: 이란 대표팀이 이번 여름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은 "선수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7 08:18 601
3018933 이슈 걸프만 국가들 미국의존도에서 다변화 나서... 8 08:15 994
3018932 이슈 KBS 새 목요드라마 <심우면 연리리> 단체포스터.jpg 6 08:11 2,067
3018931 유머 팬싸 엽떡좌 6 08:09 1,239
3018930 유머 여배우 화장 전과 화장 후 차이. 23 08:07 5,895
3018929 이슈 4년전 오늘 발매된, 김태리X남주혁X보나X최현욱X이주명 "With" 08:06 204
3018928 유머 수족관이 자기 집인양 놀고있는 앵무새 8 08:05 1,844
3018927 이슈 나사가 증명한 갈릴레오의 가설 21 08:03 2,054
3018926 이슈 [WBC] 류현진, 도미니카와 8강전 선발 등판…산체스와 맞대결 9 08:03 1,381
3018925 이슈 제정신 아닌것 같은 백악관 공식 계정에 올라온 영상... 36 08:02 4,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