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복귀가 임박하는 등 의·정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지만, 교수 대 전공의의 관계 등 병원 내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의 전공의 지원율은 70∼80%에 이른다. 이들 병원 전공의는 다음 달부터 수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복귀를 앞두고 전공의들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던 교수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한 세브란스 병원이 대표적이다. 사직 전 세브란스병원 전공의였던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수련병원 교수들을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 관리자"라고 비판했다. 올해 3월 정부의 2026년 의대 정원 '3058명 동결' 발표 때도 복귀를 권유한 교수들을 향해 "스승의 위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가 최근 자신이 몸담았던 세브란스 병원에 복귀 의사를 밝히자 병원 내부에선 "대표로서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옹호론과 "동료·교수를 앞장서 비난한 대가는 치러야 한다"는 비판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정에 밝은 한 교수는 "그는 각종 발언으로 교수들과 전공의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 당사자"라며 "병원 측이 명확한 원칙에 따라 채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료계에선 "스승(교수)과 제자(전공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1년 6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이 남긴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그간 일부 강경파 전공의들은 교수를 'X수(욕설과 교수 합성어)', '정부 부역자'라고 부르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욕을 감내하며 환자를 지켜온 교수들에게 형식적으로라도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 조건으로 당직 제외, 당직 후 비번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병원·교수와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전공의 A씨는 "수도권 대형병원 자리를 알아보러 갔는데, 교수로부터 (근무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맘대로 하라'는 말부터 들었다"며 "교수와 전공의 사이의 신뢰가 완전히 깨진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를) '당직에서 빼야 한다면 아예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교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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