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26일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에 찍힌 소화기 난사 현장. 사진=독자 제공
서울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에서 지난달 소화기 무단 분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경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당 사건은 외부 청소년들이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 무단 침입해 소화기를 난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매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사건은 지난 7월 22일 오후와 26일 새벽,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앞서 7월 22일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청소년 3명이 소화기를 무단 분사하는 일이 있었다. 청소년들은 인근 아파트 ‘롯데캐슬 베네루체(2명)’와 ‘고덕 자이(1명)’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7월 26일 또다시 지하주차장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며 입주민들이 불안과 불편을 호소했다. 주차장은 분말로 광범위하게 오염됐으며, 모든 소화약제가 소진됐다. 관리주체는 즉시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날 강동경찰서에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수사촉구서를 접수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피의자들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으며, 사건 수사는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덕 아르테온 관계자에 따르면, 외부에서 들어온 피의자로 추정되는 청소년들은 픽시 자전거로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단지 내 사각지대로 침입했다. 이후 계획된 듯 소화기를 차례로 모아 분사한 뒤 자전거를 이용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특히 이들은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하며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를 두고 “단순한 일탈이 아닌 범죄의 유희화이자 모방범죄를 부추기는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퍼지며, 고덕 지역 커뮤니티 ‘고덕마망’에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연일 이어졌다. 한 주민은 “자전거가 폭주해 주차장 차량과 보행자 모두 위험에 노출돼도 보안대원들이 지도하면 비웃고 지나가기만 한다”며 “소화기 사건은 아이들보다 그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공동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주민은 “고덕 자이는 조심스럽게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단지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논의 자체를 피하거나, 보행로의 혜택은 누리면서도 지역 공동체의 책임은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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