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건물주 가출 딸 가스라이팅, 5년간 58억 뜯은 ‘악마 부부’
13,984 28
2025.08.16 07:51
13,984 28

 

서울 용산구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던 송모(39)씨는 한 번에 수백만원어치 옷을 구매하던 손님 A씨와 가까워졌다. A씨는 서울 등지에 건물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던 재력가였다. 단골이 된 A씨는 2017년쯤 송씨에게 자신의 딸 김모(36)씨를 소개해줬고, 송씨와 김씨는 ‘언니 동생’ 하며 금방 가까워졌다.

 


2018년 12월 어느 날, 김씨는 어머니 A씨와 크게 다투고 가출을 했다. 딸이 걱정됐던 A씨는 송씨에게 연락해 “딸이 오피스텔을 구할 때까지 너희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 달쯤 뒤 송씨는 “김씨가 허름한 고시원에서 살고 있어 우리 집으로 데려왔는데 김씨가 생활비를 많이 써서 카드가 연체됐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큰일 나니 빨리 돈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드니 돈을 보내라”고 했다. A씨는 곧장 550만원을 송금했다.

 


이때부터 송씨의 사기극은 5년 5개월 동안 계속됐다. 송씨는 거의 매일 A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김씨의 소식을 전했다. “딸이 로스쿨에 진학해 검사가 됐다” “사채를 갚지 못해 장애인이 됐다”는 등 갖가지 거짓말로 돈을 요구했다. 송씨는 2024년 6월까지 무려 284차례에 걸쳐 A씨에게 58억2335만원을 뜯어냈다.

 


송씨의 범행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2020년 4월 결혼한 남편 조모(34)씨도 범행에 가담했다. 부부는 김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인 척, 음성 변조 앱으로 목소리를 바꿔 A씨를 협박했다. “당신 딸이 빌린 사채를 갚지 않으면 딸의 다리가 잘리게 생겼다. 건물을 팔아서라도 돈을 보내라”고 했다. A씨가 건물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자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릴 테니 등기부 등본과 인감 증명서를 달라”고 했다. 송씨 남편은 퀵서비스 기사로 변장해 A씨 집을 찾아가 부동산 등기 서류를 빼돌렸다.

 


부부는 명품 쇼핑을 즐기는 등 생활비로 뜯어낸 돈을 탕진했다. 그러는 사이 A씨의 딸 김씨는 찜질방과 고시원 등을 전전하고 있었다. 모녀 사이를 단절시킨 채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가스라이팅’ 때문이었다. 송씨는 김씨에게 “무당이 어머니와 당신은 절대 만나면 안 된다 했다” “너희 어머니가 나한테 돈을 빌려서 안 갚는다” 등의 거짓말을 하며 그를 붙잡아뒀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의지할 곳이 없었던 김씨는 자신의 월급과 퇴직금까지 몽땅 송씨에게 ​갖다줬다.

 


2024년 8월 김씨는 어머니의 재산 관련 서류를 빼내려고 몰래 집에 들어가 에르메스 수첩 1개, 100달러 지폐, 인감 증명서 등을 훔쳤다가 덜미를 잡혔고, 결국 송씨 부부의 범행까지 드러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받았고, 남편 조씨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김씨는 어머니 집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3일, 세 사람의 2심 재판이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송씨가 피해금 36억원을 변제한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남편 조씨에겐 1심 무죄를 뒤집고 징역 2년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송씨 부부에 대해 “집 나간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이용해 막대한 금액을 편취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고, 딸 김씨에 대해선 “송씨가 거짓말로 어머니에게 돈을 받아내는 걸 알면서도 집안 정보를 계속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남편이 법정 구속되자, 연녹색 수의 차림의 송씨는 “이를 어떻게 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혜연 기자 salud@chosun.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23417?sid=102

 

목록 스크랩 (1)
댓글 2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라이메이트> 강심장 극한도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43 01.08 14,38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4,7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96,9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5,2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00,56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4,9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2,65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2,6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7707 이슈 가정용 치타 14:37 43
2957706 기사/뉴스 '쓰담쓰담' 에이핑크·김세정·적재·씨엔블루, 특별한 밤 예고 2 14:33 90
2957705 기사/뉴스 제니퍼 로렌스, 사고 후 트라우마 "세상 모든 강아지 없애고파" [TD할리우드] 22 14:33 1,246
2957704 이슈 너무 잘생겨서 화제인 태국 트렌스젠더 남자 시절 모습 43 14:32 1,764
2957703 이슈 어른의 사정으로 하차해서 충격 준 미드 캐릭터.jpg 12 14:31 1,562
2957702 기사/뉴스 [S포토] 손종원, '라망 시크레 휴무일이 아니지만 나들이 나와 즐거운' 22 14:30 2,005
2957701 이슈 유저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운영 연장한 게임 2 14:30 620
2957700 기사/뉴스 '20억 횡령' 토스뱅크 숨진 직원 자금 일부 회수…공범 단서는 없었다 1 14:28 618
2957699 이슈 버거킹 햄버거 신메뉴 후기.jpg 18 14:27 2,082
2957698 이슈 중국에서 나오는 산리오캐릭터즈 명화 시리즈 인형 21 14:27 806
2957697 이슈 트럼프, "대만은 시진핑이 알아서 할 일" 7 14:25 754
2957696 이슈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비만약물을 복용하다 중단할 경우 대부분 2년 안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뿐만 아니라 다른 체중감량 방식 대비 4배 더 빠르게 돌아온다는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 51 14:24 1,797
2957695 이슈 안성재가 직접 밝힌 중식의 심사기준 3 14:23 1,224
2957694 이슈 매직키드 마수리 오프닝 4 14:21 229
2957693 이슈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 행사 참석한 조인성 3 14:20 888
2957692 기사/뉴스 ‘프로젝트 Y’ 전종서 “한소희가 1살 언니? 지금 알았다” [DA:인터뷰①] 6 14:20 1,001
2957691 유머 한국인 손님에게 메모를 남긴 일본 스타벅스 29 14:20 3,489
2957690 유머 13살 차이나는 여동생을 둔 오빠 33 14:18 2,976
2957689 이슈 "트렁크서 활 꺼내 쐈다"... 산책하던 여성 주변에 화살 쏜 2명 입건 (하지만 도망감) (살상력이 있는 양궁용 화살) 23 14:18 1,702
2957688 기사/뉴스 재경부 "국방비 이월 집행 자금 1조5000억원 지급 완료" 5 14:17 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