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7/0001902652?sid=001
https://tv.naver.com/v/82317160
【 앵커멘트 】
오늘(15일)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태극기를 제작하는 국내 업체들은 폐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저가 중국산 물량 공세에 사회적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 내용은 정민형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기자 】
국내 최대 상패·휘장 상권인 서울 종로구 명패골목입니다.
대목인 광복절을 불과 이틀 앞뒀지만 태극기를 파는 국기사 주변 거리는 휑하기만 합니다.
10년 전엔 300개가 팔렸지만, 이제는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 인터뷰 : 이래원 / 국기사 운영자
- "태극기 4개 나갔어요. 우리 인터넷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면 (판매량이) 1년에 100개도 안 되죠."
▶ 스탠딩 : 정민형 / 기자
- "이곳은 국기사의 창고인데요. 작년에 주문한 태극기인데, 찾는 손님이 없어 이렇게 박스에 포장된 채로 계속 방치됐습니다."
25년째 직접 태극기를 만들고 있는 경기도 포천 공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양동열 / 국기사 운영자
- "빠듯하죠. 돈 벌려고 하는 것보다 어떻게 보급되고 또 안 하려고 그래도 찾는 사람이 있으니까…."
업계에서는 태극기 소비가 줄어든 배경으로 국경일 게양이 아닌, 집회 등에서 흔드는 '수기' 중심으로 바뀐 점을 꼽고 있습니다.
또한, 태극기가 보수진영의 상징물처럼 세간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 인터뷰 : 김정훈 / 서울 서초구
- "어느 때부터 태극기 부대라는 나쁜 그 극우 성향의 성조기하고 태극기하고 같이 극우 성향의 어떤 도구로 사용하는 거 같아서…."
중국산 태극기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국내 업체는 재료비와 인건비를 더해 1,200~1,300원 정도로 도매가를 책정하지만, 중국산은 400~450원으로 3분의 1 수준입니다.
한때 모든 집 창가를 물들이던 태극기.
지금처럼 외면받는다면, 국산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더는 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