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6/0000081274?sid=001
과거에도 의붓아들 상습 학대해 집행유예 전력
의붓아들 친엄마, 학대 사실 알고도 방임

법원 로고. 연합뉴스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의붓아들을 1시간 동안 구타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며,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월 익산시 자택에서 중학생인 의붓아들 B군(14)을 약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때 A씨는 B군의 허벅지, 팔, 가슴을 수차례 때리고 복부 및 허리 등을 10회 이상 발로 밟는 등 구타를 이어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폭행을 시작한 지 50분가량 지났을 때, B군이 심정지 상태였다는 것을 깨닫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B군은 사망했다.
병원 관계자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오후 7시25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군이 “비행을 일삼으며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에 선 A씨와 변호인은 “살인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검 결과 복부와 등허리 등 광범위한 피하출혈, 근육 간 출혈, 장막하·후복막강 출혈, 뇌출혈 등이 확인됐다”며 “피고인은 범행이 이어진지 약 50분 뒤에서야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등 살인에 대해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피해자 등을 상습 학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훈육 명목으로 폭행을 반복했다”며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아동을 장기간 정서·신체적으로 학대했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는 상당 기간 학대당하며 14세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고 왜소한 체격이나 폭행당해 죽어가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고립감은 일회적인 게 아닌 오랜 기간 형성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정신적인 충격을 보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친모인 30대 C씨도 아들이 A씨에게 학대 당한 사실을 알면서 방임한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