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54201?sid=102
2년 전 서울 아파트 신축에서 띠철근 일부를 누락해 논란을 일으켰던 대우건설이 ‘일정이 촉박하면 철근 배치를 임의로 축소하라’는 취지의 내부 설계 지침을 활용해 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지침엔 비용 절감을 강조하는 ‘원가절감 체크리스트’도 포함돼 있었다. 지침을 분석한 한 전문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마른걸레를 찢어지지 않는 선까지 쥐어짠 셈”이라고 지적했다.
● 내부 지침에 “철근 배치 축소” “벽량 최소화”
13일 본보가 입수한 100쪽 분량의 ‘아파트 및 지하주차장 구조설계 지침’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구조설계 용역비 보전’ 항목에 “설계 일정 부족 시 임의로 배근(철근 배치) 축소하여 접수(하라)”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일정 문제로 철근을 줄이는 건 구조적 결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도 “철근을 무턱대고 ‘줄인다’라고 명시하면 안 된다”고 했다.

구조설계 단계를 39개로 세분화하고, 항목마다 ‘원가절감 효과’ 별점을 1∼5개로 표시하는 내용도 지침에 포함됐다. ‘기준층 벽량(무게를 버티는 벽의 비중)’ 항목의 경우 “변위(흔들림 기준)를 겨우 만족하는 수준으로 최소화. 과다 시 공사비만 증가”라는 설명과 함께 별점 5개를 매겼다.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임의로 추가 안전율을 적용해선 안 된다” “해석(설계 계산)에 의하지 않은 어떠한 보강근도 추가해선 안 된다” 등의 문구도 있었다. 공사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지반 등 환경을 보고 철근을 더 넣는 식의 추가 안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데, 자칫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다양한 현장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데 안전성에 대한 기준을 성급히 못 박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침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용학 한국건축시공기능장협회장은 “기업의 채산성을 강조한 문구가 있을지언정 부실설계를 유도하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블라인드 철근좌 연전연승
그알에서도 제보받았지만 결국 못 찾았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