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공개 예정인 '나는 생존자다'는 2023년 3월 공개된 '나는 신이다'의 시즌2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악의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만나 묻혀 있던 실체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형제복지원, 지존파 사건, 삼풍백화점 사건 등이 담겼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나는 신이다'의 시즌2인 만큼 '나는 생존자다'에도 많은 관심이 몰린 터. 심지어 최근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측이 넷플릭스와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전보성 부장판사)는 12일 관련 심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13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정작 그날 공개 못하면 어쩌지 생각이 한편에 있었다”면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만 3건이 들어왔다. 이렇게까지 방송을 막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시즌1도, 이번 시즌도 공개되는 것이 누군가에게 매우 불편하다는 반증 아니겠나”고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조 PD가 '나는 생존자다'를 기획하는 과정도 결코 쉽지는 않았다. '나는 신이다' 이후 1년간 조 PD가 피의자로 기록된 송사만 6건에 달했고, 가족들은 알 수 없는 세력들의 위협으로 인해 경찰의 신변보호까지 받아야 했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아빠 감옥 가?”라고 걱정스레 묻는 질문에는 아버지로서 마음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PD의 신념은 부러지지 않았다. 자신의 소신을 계속 이어간 이유는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앉아준 출연자들을 위해서”다.
조 PD는 “2년여 동안 준비했다. 나는 분노라는 감정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만큼 많이 울었던 적은 처음이다. 생존자들을 설득하고 6~8시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처참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입을 열 수 없었던 이유도 공감했다. 가장 신경을 썼던 건 그간 카메라 앞에 앉히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던 분들을 모시는 일이었다. 1년 가까이 섭외한 인터뷰이도 있다. 이들이 나온 이유는 단 하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말에 동감을 한 거다”면서 “방송에 나와준 사람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선택을 한지 안다. 이 사건이 제대로 알려지도록 하는 게 그들과 한 약속이다. 그걸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조 PD는 “JMS에서 '스타'라고 하나님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연애도 하지 않는 여성 분들이 있다. 탈퇴하고 나와서 결혼하고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다. 메이플도 12월에 한 딸의 엄마가 된다. 집사람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그 안에 있는 분들이 일상의 행복을 되찾고 새로운 생명을 낳는 것까지 본다면 이 고통을 몇 번이나 다시 겪어도 해 볼만한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이다”라며 아내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특히 '현재성'에 초점을 맞췄다. 조 PD는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기획을 구체화했다”면서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가장 비극적이고 반복되면 안 되는 참사들을 살폈다. 그중 증언해줄 생존자가 있는 사건들을 골랐다. 많은 생존자들을 만났는데 입체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 면들을 기준으로 삼았다. 12년 전 취재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이 먼저 떠올랐다. 그들의 피해와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현재성이 있는지를 많이 생각했다. 오래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것이 반복되고 지옥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하나. “피해자들이 사과를 받는 일”이다. 조 PD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30~40년간 고통 속에서 살았다며 ”그들을 가해한 국가, 경찰, 시 중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용기가 국가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https://v.daum.net/v/20250813120940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