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더욱 친절한 응대로 보답하겠습니다."
지난 8일 오후 강원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은 평소보다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체 점포 중 절반 정도만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날은 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친절 서비스'와 '바가지 근절'을 약속하는 자정 결의대회를 연 날이다.
최근 언론 보도와 유튜브 영상에서 난전이 '불친절 논란'에 휘말리자 상인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문이 닫힌 점포들이 많아 혹시나 논란 여파 때문인지 묻자 한 상인은 "오늘은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아 영업을 쉬는 곳이 많다"고 답했다.
이날 문을 연 점포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찾은 직장인 이진아(34)씨는 "최근 유튜브나 기사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해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와보니 분위기도 활기차고 오징어 요리가 신선하고 맛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징어 2마리 가격은 2만9천원.

오징어 난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오징어 난전과 관련해 '바가지', '불친절', '위생' 같은 평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싱싱한 회를 바로 먹을 수 있다", "오징어포 뜨는 솜씨가 일품"이라는 호평도 적지 않다.
유튜브 영상에는 한 점포가 주로 등장했지만, 난전 전체로 논란이 확대된 이유다.

결국 상인들은 이날 오전 수협 회의실에서 특별 친절 교육을 받은 뒤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논란을 빚은 점포 주인이 상인들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낭독했다.
지자체와 상인 등은 난전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문제의 점포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전체 점포는 오는 17∼22일 문을 닫는다.
관광객 발길이 끊기지 않도록, 그리고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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