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 당국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위장 차량에 매복하는, 이른바 '트로이 목마' 작전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순찰대 요원들은 이날 새벽 LA 시내의 소매 체인업체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펼쳤다.
이 매장은 일용직을 자주 고용하기 때문에 라틴계 이민자들이 평소에도 많은 곳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된 영상을 보면 복면과 전술 조끼를 입은 요원 10여 명이 군용차량이 아닌 민간 트럭 임대업체 '펜스케' 짐칸에 오르고 있다.

차량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영상에서는 짐칸이 열리자 요원들이 내리고 급습에 놀라 도망치는 사람들을 체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현장에 있던 한 노동자는 LA 타임스에 “오전 6시 45분쯤 펜스케 트럭이 주차장에 도착했다. 운전자가 스페인어로 (일감을 구하기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안했고, 누군가 트럭 뒷부분을 열자 순식간에 복면을 쓴 사람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는 사람들을 쫓았다”고 전했다.
미 국토부는 이날 작전으로 과테말라, 멕시코,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라틴계 불법 체류자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국경순찰대는 이번 단속을 '트로이의 목마' 작전이라고 불렀다. 트로이 목마는 고대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인들이 목마 안에 군인을 매복시켜 트로이성에 입성했다고 전해지는 작전이다.
이에 따라 인종과 장소를 근거로 한 차별적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11일 단속 대상자가 불법 이민자라는 '합리적인 의심 없이' 무작위로 벌이는 단속을 일시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라틴계 미국인들이 LA 단속의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 이후 내려진 판결이다.
평소에도 라틴계 이민자들이 다수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홈디포 매장 앞을 급습한 것은 법원의 판결을 위반하는 사항이라고 이민자 인권 단체는 지적했다.
https://v.daum.net/v/20250808105240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