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비서, 용산 김 여사, 12시, Cambodia(캄보디아).’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집사로 불리는 김충식(86)씨 창고에 버려져 있던 다이어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과 김 여사 사이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논의를 위한 일정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해당 메모에 적힌 통일교 고위 인사를 조만간 소환해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캄보디아 ODA 사업을 청탁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메모는 2024년 다이어리의 연간계획 4월란에 수기로 쓰인 일정 메모다. 메모에 실명으로 등장한 인사가 현직 통일교 고위 인사인 점, 면담 목적으로 추정되는 캄보디아가 적힌 점에 비춰 특검팀은 통일교의 ODA 사업 청탁 관련 면담 일정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이어리는 김씨가 사용하던 경기 양평군 강상면 김 여사 일가 소유 창고에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정○○ 비서는 한학자 총재의 비서실장이자 현재 통일교 집행부 격인 천무원 부원장(원장은 한 총재)을 맡고 있는 통일교 고위 인사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윤영호(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다. ‘용산 김 여사’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된다. 특검팀 의심대로 면담이 이뤄졌다면 통일교 실세가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숙원 사업인 메콩 피스파크 프로젝트(MPP) 등 캄보디아 ODA 사업 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커진다.


메모가 적힌 4월의 다음달에는 실제 한국의 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예산이 2배로 늘어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6일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 정상회담 자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쏙 첸다 소피아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캄보디아 지원 사업 예산을 기존 15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리는 EDCF 기본 약정에 서명했다. 당시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캄보디아 내 고부가가치 대형 사업을 발굴해 우리 기업의 기반 시설(인프라) 사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디올백 수수 의혹 여파로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김 여사는 같은 날 캄보디아 총리 내외와의 오찬 참석을 계기로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2023년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귀국 행사 이후 153일 만이었다.
이에 대해 김충식씨는 중앙일보에 “다이어리는 누군가 갖다버리고 간 것이지 내가 쓴 게 아니다”라고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바른언론연대에 500명이 함께 하기로 했다. 좌파들이 득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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