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의 한 인어 조각상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덴마크 궁전·문화청은 코펜하겐 인근 ‘드라고르 요새’ 앞에 설치된 인어 동상이 문화유산인 이 요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다.
‘큰 인어’라는 이름을 가진 이 4m 높이의 동상은 코펜하겐 해변의 바윗돌에 앉아 있는 유명한 청동 인어공주 조각상과는 다른 것으로, 인어의 가슴 부분이 도드라지게 표현돼 있어 선정적이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실제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의 미술 평론가인 마티아스 크리거는 이 동상을 “추하고 외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동상 제작을 의뢰한 피터 벡은 “동상의 가슴 부분이 전체 크기에 비례할 뿐”이라며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동상이 선정적이라는 비판 자체가 여성 신체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지 일간지 베를링스케의 편집자 아미나타 코르 트란은 “벌거벗은 여성의 가슴은 반드시 특정한 학문적 모양과 크기를 가져야 대중에 공개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이 동상이 다른 유명한 인어공주 동상보다 “덜 벌거벗었지만, 더 큰 가슴이 있고, 아마도 이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상은 애초 코펜하겐의 랑겔리니 해안에 설치됐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가짜 인어공주’라고 비난하면서 2018년에 철거된 뒤 드라고르 요새로 옮겨졌다. 지난 3월 덴마크 당국이 철거를 요청한 뒤 제작자인 벡이 드라고르에 이 동상을 기증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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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