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묶어 방문 계획 검토
대통령실이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연달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에서 이달 안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만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통화에서 “미국과 일본을 묶어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한미 정상회담 시점이 정해져야 일본 방문 일정도 정해진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넷째 주 또는 다섯째 주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이 일정이 정해지면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국(G7)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총리와 처음으로 만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일한의원연맹 회장)를 접견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총리 관저에서 최근 방한한 스가 전 총리 일행으로부터 귀국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조속히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도 올해 광복 80주년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일을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이시바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 대사관 주최 한일 수교 60주년 리셉션에 참석하자 서한을 보내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호적인 대일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과 연계한 한일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활용한 대중국 포위망 강화를 외교 전략의 중심으로 두고 있다. 미국이 한미 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한미·한일 연쇄 회담은 한·미·일이 대중국 견제에 무게를 싣는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릴 가능성에 대해 “무르익은 이야기들은 없다”며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했다.
김태준 기자 taejun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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