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홍대 클럽에서 많이 불렀던 곡인데, 지금 이 순간이 믿기지 않아요. 큰 공연장에서 해서 좋은 게 아니라, 더 좋은 환경에서 여러분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의 무대가 끝나고 잔나비(최정훈, 김도형)는 이같이 말하며 관객으로 꽉 들어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의 전경을 두 눈에 담았다.
2014년 데뷔해 무려 11년간 직접 쓴 곡으로 연주하고 노래하며 진득하게 자신들의 길을 달려온 잔나비를 향해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무심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당차게 기타와 마이크를 잡고 거리를 무대 삼아 공연했던 이들의 지난 시간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밴드로서는 데이식스에 이어 두 번째, 인디밴드로서는 사상 첫 체조 입성의 순간. 11년의 세월은 잔나비의 음악과 함께 3시간 반으로 압축되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한 편의 예술이 됐다. 최정훈은 손가락으로 무대 한편을 가리키며 "이만한 데서 노래하던 잔나비가 여러분들이 지켜보는 지금 여기, 처음으로 올림픽체조경기장에 섰다"며 감격했다.공연은 잔나비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형태로 완성됐다. 두 멤버의 감상과 감성이 가득 담긴 음악,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의 열정, 단 한 명도 소외당하는 이 없이 사랑의 감정으로 꽉 찬 공간 안에서 JF(잔나비 팬)들은 때로는 눈시울을 붉혔고, 때로는 마음껏 뛰어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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