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플레이가 작정하고 스포츠 콘텐츠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스포츠 팬들 사이 '믿고 보는 플랫폼'이 됐다. 치열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 속 태풍의 눈처럼 평온할 수 있는 데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8월1일 와이즈앱·리테일 발표에 따르면 6월 기준 주요 OTT 서비스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순위는 1위 넷플릭스(1393만, 40%), 쿠팡플레이(732만, 21%), 티빙(573만, 17%), 웨이브(253만, 7%), 디즈니플러스(190만, 6%) 순으로 집계됐다. 한정된 시청자 수를 두고 땅따먹기 싸움을 하려니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내부 전략만으로는 힘에 부치자 티빙과 웨이브는 아예 합병을 결심했다. 독주 중인 넷플릭스를 잡기엔 무리지만, 그래도 붙어볼 만한 상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와중 2위 쿠팡플레이의 경쟁력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독보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로 축구부터 골프, F1(모터스포츠)까지 중계한다. 매년 여름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초청해 직접 경기도 주최, 주관, 중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에서 스포츠 경기 중계는 사실 잘해도 본전이다. 이상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지만, 못하면 비난받는다. 그러니 누가 하려고 하겠나. 그런 위험성을 안고 중계 콘텐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쿠팡플레이가 스포츠에 진심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리그 및 해외 축구부터 F1까지 국내외 다채로운 스포츠 중계는 쿠팡플레이의 대표적 자산이다. 먼저 축구의 경우, K리그1·2,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KFA 국가대표 친선 경기, 코리안컵 등은 와우회원이라면 시청 가능하고, 프리미어리그(2025-26 시즌부터), 분데스리가, 라리가 등은 선택적 부가 서비스인 '스포츠 패스'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F1(모터스포츠), 나스카(모터스포츠), NBA(미국프로농구), NFL(미국프로풋볼), LIV 골프(골프), PGA 챔피언십(골프), FIBA 아시아컵(농구)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지난 3월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 · PL)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26 시즌부터 독점 생중계 중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인 만큼 인지도가 높고 글로벌 팬덤이 두텁다. 특히, 해외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지성의 맨유 시절, 새벽잠을 설치며 해외 축구 중계를 챙겨보는 문화를 만든 최초의 리그이기도 하다. 쿠팡플레이의 중계를 기다려온 팬들도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중계진도 압도적이다. 쿠팡플레이 간판 해설위원 한준희를 시작으로, PL 전문가 장지현, F1 전문가 윤재수, 라리가 전문가 황덕연, MZ 대표 해설진 임형철, 분데스리가 전문가 김환 등이 대거 배치돼 중계의 재미를 높였다. 캐스터로는 해설위원의 명언을 끌어내는 센스를 갖춘 윤장현, 14년 경력의 베테랑 정용검, 2016 리우·2020 도쿄 올림픽 중계를 맡았던 소준일 등이 함께한다.
중계를 넘어 직접 경기도 개최한다. 2022년 토트넘 훗스퍼·세비야, 2023년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PSG, 2024년 바이에른 뮌헨·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해 경기를 열었다. 특히 지난해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홋스퍼 경기에서는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이 차고,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막는 꿈의 매치가 성사돼 높은 관심을 모았다. 경기 시축으로는 불의의 사고로 그라운드를 떠난 신영록과 유연수가 참석해 '쿠팡플레이가 스포츠에 진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게스트도 쟁쟁했다. 그룹 트와이스가 1경기 하프타임쇼에 등장했고, 뉴진스가 2경기 시축 오프닝과 하프타임쇼를 장식했다. 올해는 토트넘 홋스퍼,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그라운드를 밟는다. 30일 개최된 1경기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에서는, 아이브가 시축자 및 하프타임 쇼 아티스트로 나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특별 게스트로 K리그 홍보대사 출신 감스트(김인직)를 발탁해, 단순히 연예인만 초청하는 게 아닌 K축구의 DNA를 담아냈다.
이쯤 되면 쿠팡플레이가 이 많은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 답은 쿠팡플레이만의 독특한 배경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방송사들의 중계는 막대한 중계권료를 충당하기 위해 광고, 스폰서 유치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쿠팡플레이의 경우는 이러한 부담에서 자유롭다.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중계는 쿠팡 커머스 회원들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 기능 및 홍보를 통한 회원 확대를 목표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광고를 유치해야 하는 경쟁사들과는 정반대로, 쿠팡플레이는 스포츠를 통해 오히려 쿠팡을 광고하게 되는 것. 스포츠에 투입되는 자금은 쿠팡의 홍보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쿠팡플레이는 중계방송 전과 사이사이에 광고를 삽입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그 시간마저 쇼타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아이브도 공연하고, 박서준도 시축하면서 화제성과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챙기고 있다.
티빙-웨이브 결합 요금제의 가격 경쟁력이나, 넷플릭스의 막대한 콘텐츠에 비하면 분명 약점은 있다. 그러나 관계자의 말대로 쿠팡플레이는 "일단 돈을 내면 돈값 하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라니, 말 그대로 'OTT'(Over The Top)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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