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여기마저 없어지면 갈 데 없어요"…폭염 속 안식처 '동행목욕탕'
7,187 5
2025.07.31 13:09
7,187 5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동행목욕탕에서 폭염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동행목욕탕에서 폭염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시장 인근의 한 상가 지하 1층. 체감온도 35도, 습도 60%를 넘긴 폭염 속에서 쪽방촌 주민들이 매일같이 몸을 피하는 공간이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동행목욕탕' 중 한 곳인 '신동남사우나'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7월과 8월 두 달간 이곳은 밤에도 문을 닫지 않는다. 쪽방촌 주민들에게는 단순히 씻고 쉬는 공간을 넘어 여름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식처가 된다.

"찜질방 한 번 가려면 2만원… 우린 못 가요"

김동수 씨(71)는 이곳을 '그냥, 여름을 버틸 수 있는 곳'이라 표현했다.

"찜질방 한 번 가면 입장료만 만 원이에요. 음료랑 계란까지 사 먹으면 2만 원 넘어요. 우린 그게 안 돼요. 여긴 씻고, 쉬었다 가고, 커피도 주고, 다 공짜예요. 이 정도면 충분하죠"

서울시는 동행목욕탕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입장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운영 협력 시설인 신동남사우나에는 월 100만 원의 추가 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목욕을 마친 주민들은 대화방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뉴스 자막을 읽으며 몸을 식힌다. 어떤 이들은 말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말한다.

김옥자 씨(75)는 "쪽방은 하루 종일 더워요. 안 나가면 그냥 쓰러져요"라며 "방 안에 있으면 눅눅하고, 사람도 지친다"고 했다.

동행목욕탕은 남성 수면실, 여성 수면실, 그리고 대화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름철 하루 평균 20~30명이 이곳을 찾는다.

"여기 없어지면, 진짜 갈 데가 없어요. 계속 열어줬으면…"

영등포 쪽방촌은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에, 단열이 되지 않는 패널 지붕이 대부분이라 서울에서도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게다가 주민들이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는 냉방 시설은 사실상 이곳이 유일하다.

정환규 씨(80)는 "요즘은 목욕탕이 다 없어졌잖아요. 여기도 작년에 문 닫으려다 서울시 지원 덕분에 겨우 버틴 걸로 안다"며 "여기마저 없어지면 진짜 갈 데가 없어요. 더 바랄 것도 없어요. 그냥 이대로만 계속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설은 낡고 탈의실도 옛 형태 그대로지만 주민들은 불편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김동수 씨는 "시원하고 씻고 나갈 수 있으면 됐죠. 더 좋은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건 그냥 욕심이에요"라며 "지금처럼만 유지돼도 고맙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 시내 5개 쪽방촌 인근에 총 7곳의 동행목욕탕을 운영 중이며, 이 중 5곳은 열대야 기간 야간에도 개방된다. 여름철 무더위 속 쪽방 주민들의 체온을 식혀주는 사실상 유일한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다.

https://v.daum.net/v/20250731111641732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구달🩷 구달 청귤 비타C E TXA 세럼 체험단 50인 모집 342 04.06 15,26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33,40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115,48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19,22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424,90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83,93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5,1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0,1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7 20.05.17 8,663,12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40,94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57,8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5734 이슈 [EP.05] 엔시티(NCT)는 괜찮겠지만 13:03 0
3035733 유머 멍청 토스트 2 13:02 156
3035732 정보 네이버페이 받아가시오 13:02 131
3035731 이슈 트럼프 드립력 13:01 165
3035730 유머 면허증이 6천원이라니 너무 싸다 2 13:00 546
3035729 이슈 사흘만에 닳는 운동화 4 12:59 596
3035728 기사/뉴스 “바빠서”…어묵 국물에 봉지째 순대 중탕한 업체 과태료 100만원 20 12:56 1,116
3035727 이슈 구급차는 관내에서만 움직이는게 원칙임 29 12:53 2,363
3035726 이슈 2026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화보들.jpg 8 12:52 879
3035725 이슈 다이소만 가면 ㄸ 마려운 사람 있어? 64 12:50 2,769
3035724 유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매장 7곳 23 12:49 1,677
3035723 이슈 F4의 등교 준비 1 12:48 327
3035722 이슈 빅뱅 코첼라 아웃도어 시어터(2번째로 큰 무대) 일요일 마지막 무대 7 12:48 591
3035721 이슈 [인터뷰②]우주소녀 다영 "실물앨범 없는 이유? 나와 엄마만 살 것 같아" 8 12:48 1,320
3035720 유머 경상도에서 공손하게 이름 부르는 법 9 12:47 738
3035719 이슈 서양에서 굴 값이 비싼 진짜 이유 19 12:46 2,052
3035718 유머 헤일메리 일본 배급사가 공계에 뿌린 굿즈... 7 12:46 1,453
3035717 이슈 [사냥개들2] 우도환, 이상이, 정지훈 넷플릭스 화보 2 12:46 504
3035716 기사/뉴스 광명 이어 부천까지…서울 생활권 확장 가속화 6 12:43 720
3035715 기사/뉴스 “서울 싱겁다, 부산 함 무바라”…외국인들, 경상도 매력 알아버렸다 8 12:43 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