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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자놀이' 불호령에 '100조 펀드' 부랴부랴…李 금융관에 겹친 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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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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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08448?sid=001

 

은행권 이자 이익에 경고장…국민펀드로 '생산적 금융' 유도나선 李 대통령
尹 때도 '한마디'에 움직인 금융권…李 정부서도 반복되는 압박 프레임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손쉬운 '이자놀이'에 매달리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금융권이 서둘러 정부의 '100조 국민펀드' 조성에 동참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금융당국부터 민간 금융업계까지 긴장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은행권의 이자수익에 대한 비판과 압박이 대규모 자금 동원으로 이어졌던 만큼, 이재명 정부에서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금융권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100조 국민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8일 금융위원회는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저축은행협회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생산적 금융을 위한 금융혁신 과제를 마련·추진하기로 했다. 100조 국민펀드는 정부와 민간이 100조원 상당의 투자 자금을 조성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투자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구상 중 하나다.

이번 간담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 이후 긴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금융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 '이자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며 "그렇게 해야 국민 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 발전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금융권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금융권의 이자수익 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민주당 당대표 시절엔 "코로나19, 경기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고금리에 따른 엄청난 고통 겪고 있으나 금융권들은 이 상황을 활용해서 고금리로 엄청난 영업이익을 쌓고 있다"며 은행의 초과이익 일부를 세금으로 거두는 '횡재세'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이 나온 배경에도 금융권의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은행들은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일제히 최대 실적을 올렸다.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최근 공시한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4대 지주는 올해 상반기 모두 합쳐 10조3254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9조3456억원)보다 10% 넘게 불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위를 중심으로 업계 전반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형국이다. 금융권은 국민 펀드 조성 협력뿐만 아니라 업권별로 다양한 투자와 상생 지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정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 발언→정책 유도→자금 동원…닮은꼴 은행 활용 시나리오

이를 두고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 불거졌던 '관치금융' 논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 역시 금융권을 향해 '갑질', '종노릇'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지난 2023년에는 "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번 정부와 유사하게도 당시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 금융당국과 금융업계는 소상공인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금융권은 소상공인 이자 환급과 채무감면 등을 골자로 하는 2조40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해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당시 일부 은행이 1000억원 안팎의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금융당국에서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보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지나친 통제가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금융권에 대한 경고장을 날린 이 대통령은 국민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국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100조원 이상 규모의 국민펀드 조성 방안을 조속하게 마련해 향후 20년을 이끌 미래전략 산업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을 기점으로 금융권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됐다는 점에서 전 정부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보다는 국민 펀드라는 '생산적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정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자수익에 대한 비판을 계기로 금융권이 자금 동원에 나섰다는 점에서는 구조적 유사성이 있다.

특히 '기본사회'를 중심으로 한 이 대통령의 경제 철학 속에서 대규모 자금력을 가진 은행권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활용될지도 미지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의 구체적인 펀드 협력 규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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