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에 따르면 아내는 약 7년 전 회사 인턴으로 일하던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이다.
아내의 적극적인 호감 표현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전됐다. 연애 6개월 만에 결혼했으나 행복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아내의 결혼비자가 발급되자마자 아내는 "고국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
아내는 다시 한국에 왔지만 집으로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A 씨가 지난 몇 년간 수백 번 연락했지만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어디에 사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A 씨는 "아내에게서 연락이 올 때는 딱 한 번 이다. 본인의 비자를 연장해야 할 때다. 그때만 제게 연락해서 필요한 서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은 저더러 바보같이 아직도 뭘 기대하냐고 한다. 아내가 제 첫사랑이기에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이제 그 믿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혼 생활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이혼을 결심하게 됐는데 아내와 연락조차 끊긴 상황에서 이혼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재현 변호사는 "부부 중 한 명이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민이라면 상대방이 외국인이더라도 이혼할 땐 대한민국 법이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어디에 있는지 모르더라도 '공시송달' 제도를 통해 이혼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신청하려면 상대방을 찾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자료로 법원에 입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혼이 된다면 외국인 배우자는 결혼이민 비자 자격이 상실되어 본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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