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도루 실패, 주루사가 많은 LG는 상대팀의 견제구에 집중적으로 당하는 편이다. 하지만 상대팀을 향해 '견제구 많이 던진다'는 불만을 내비친 적은 한 번도 없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부터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투수의 견제구 제한을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KBO리그는 투수가 잦은 견제구를 던져도 룰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승부처에서 투수와 주자, 그리고 타자까지 영향을 미치는 수싸움의 묘미로 보면 된다. 투수의 견제구가 너무 많아서 불만이라면, 상대 팀이 아닌 KBO를 향해 빨리 견제구 제한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우선이다.
26일까지, 올 시즌 10개 구단 투수들의 견제구 기록(스탯티즈 자료)을 보면 두산이 608회로 압도적인 1위다. 2위는 롯데로 513회다. 3위는 한화로 505회, 4위는 KIA로 500회다. LG는 455회로 6위다. 두산이 9위로 하위권이라 실점과 위기 상황이 많아서 견제구도 많다고 할까. 그런데 최하위 키움은 견제구 346회로 가장 적다.
일부 몰지각한 두산 팬들은 26일밤 김진성의 SNS에 비난 메시지를 쏟아냈다. 심지어 가족 욕까지 있었다. 감독까지 나서서 “한 베이스를 막고자 견제한 건지 솔직히 의문이다. 과하지 않았나 싶다”는 말까지 하며 문제를 키운 것은 아쉽다. 오히려 조성환 감독대행의 발언이 과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상대 투수의 집요한 견제구에도 2루 도루를 성공한 조수행의 집중력과 집념을 칭찬했으면 됐다. 굳이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으로 논란거리로 확대시킬 필요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