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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2억 빌려주니 연락 두절”… 폭염 속 아들 찾아 단지 돌던 84세 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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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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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달라 할 땐 가족, 갚으라 하니 남”
믿음으론 부족, 준비 필요한 자산 이전


[왕개미연구소]
“집을 이사하고 대출 갚고 애들 학비도 내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들한테 2억원을 빌려줬어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현금이 바닥나서 갚으라고 하니까 아들이 연락을 끊어버리네요. 이 아파트 1층, 6~7호 라인에 산다고만 들었습니다. 혹시 60세 김OO씨 여기 사나요?”

 

폭염 특보가 내려진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한낮 온도는 39도를 넘었고, 그 더위 속에서 80대 노부부가 아들 집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노부부는 2억5000만원짜리 수도권 빌라에서 살고 있는데 이날 오전에 지하철을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목적은 단 하나 — 3년 전 2억원을 빌려간 뒤 연락을 끊어버린 친아들을 찾기 위해서다.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요. 그냥 이 아파트 1층 6~7호 라인에 산다는 것만 알고 무작정 찾아왔어요. 아들은 OO 대기업에 다니는 엔지니어고, 손녀는 신문에도 이름이 나오는 스포츠 선수예요.”

 

84세 노신사는 타는 듯한 햇볕 아래에서 숨을 고르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반드시 아들을 만나서 담판을 지으려고요. (나도) 생활비가 부족해서 갚으라고 하는 건데... 아까 아들한테 전화 걸어 아파트에 찾아왔다고 말했더니 탁 끊어버리던데, 지금은 아예 내 전화조차 받지도 않네요.”

 

그는 손녀를 유명 스포츠 선수로 키우느라 보탠 돈만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며느리가 남편 월급만으로는 레슨 비용이 부족하다며 도와달라고 할 때마다 도와줬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는 우리를 모른 척하네요. 연락도 닿지 않고…”

 

노부부는 단지 내 25개 동을 돌며 1층 6~7호 가구를 하나씩 수소문했다. 아들 집 주소를 모른다고 하니 “치매가 있나”라고 의심하며 묻던 경비원들은 노부부의 딱한 사연을 듣고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사정을 모르는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워했다.

 

지나가던 한 주민은 노부부의 사연을 들은 뒤 “아들 집을 수소문해 찾아가도 아버지 전화를 받자마자 일부러 외출해 못 만날 것 같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래픽=김현국


✅자산 이전, 단순히 ‘사랑’만으론 안 된다

 

서초구 아파트 단지를 돌며 “내 아들 김OO씨, 여기 사나요?”라고 묻던 아버지의 모습은 단지 한 개인의 고단한 노후를 보여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정(情)과 돈 사이의 경계에 서툰 가족 문화를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자식을 믿는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지만, 그 믿음이 항상 보호받는 건 아니다. 조건 없는 사랑은 때론 ‘노년의 위기’라는 가혹한 결과로 되돌아온다.

 

전문가들은 재산 증여야말로 감정, 법, 세금, 인간관계를 모두 포함하는 고도의 전략적 결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도 잃고 자식과도 멀어져 쓸쓸한 인생 말년을 맞고 싶지 않다면, ‘얼마를 언제 줄까’보다 ‘어떻게 줄 것인가’를 더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득성 공인회계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자녀가 내 집 마련이나 창업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산을 한 번에 넘겨 통제권을 잃는 순간, 노후가 불안해지기 쉽죠. ‘자식인데 설마…’라는 말은 위험합니다. 차용증, 사용 계약서, 증여 서류 등 모든 금전 거래는 반드시 문서화해야 합니다. 구두 약속은 법적 효력도 약하고, 가족 간 감정 싸움만 남깁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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