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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KAIST 연구팀... "수면과 뇌건강 연관성 과학적 규명 토대 마련"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왼쪽), 배현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https://imgnews.pstatic.net/image/296/2025/07/23/0000091510_001_20250723164510309.jpg?type=w860)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왼쪽), 배현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수면 중 뇌 속 노폐물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출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배현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뇌의 '아교임파계(Glymphatic System)'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근적외선 분광기법 기반의 비침습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뇌혈류대사학회 공식 학술지 《뇌혈류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뇌는 수면 중 뇌척수액이 혈관 주위 공간을 따라 뇌 깊숙이 스며들며 아밀로이드 베타를 비롯한 독성 단백질 등 각종 노폐물을 씻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노폐물들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뇌의 청소 시스템을 '아교임파계'라고 부르는데, 지금까지 이 체계의 기능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피부를 절개해 기기를 심는 등의 침습적 조치 없이도 전체 수면시간 내내 아교임파계의 활동을 연속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분 변화에 민감한 무선 근적외선 분광기를 활용했다.
이 기기는 두개골을 투과하는 700~1000nm 파장의 근적외선을 이용해 뇌 내부 수분량, 산소포화도, 혈류량 등의 데이터를 얻는다. 특히 수분 변화 감지에 민감한 925nm 파장 대역을 중심으로 정밀하게 뇌 수분량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아교임파계 활성과 직접 관련된 신호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한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해당 장비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에선 각성 상태에서 잠이 들어 깊은 수면 단계인 비렘수면까지 진행하는 동안 전두엽 수분량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확인했다. 이는 깊은 수면으로 진입할수록 뇌의 노폐물 세척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의미로, 동물 실험에서 관찰된 아교임파계 활성 패턴과 일치했다. 특히, 잠이 든 직후 최초의 깊은 비렘수면 시기에서 뇌 세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향후 뇌 건강과 수면 치료 지침 개발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면 초반 뇌 청소 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은 맞춤형 수면 관리 전략 수립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창호 교수는 "수면 중 아교임파계 활성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근적외선분광기법 기반 기술을 개발해 수면과 뇌 건강 간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예측과 위험군 선별은 물론, 수면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고 개인 맞춤형 뇌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