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extmovie.com/movietalk/93169360
한 획, 이라는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웹소설 계에서 2015년 정도 이후 한 획을 그었던 작품들이 있습니다. 나 혼자만 레벨 업, 이라던가. 재벌집 막내 아들도 떠오르고, 전지적 독자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서비스할 뻔했던 닥터 ***도 기억이 나네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종이책 출판 편집자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걸 소설로 볼 수 있는가, 라고 주장하는 편집자들에 비해 너무 재미있더라, 라고 곧 드라마로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주장까지 펴던 편집자 등등. 변화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종이책으로는 도저히 출간하기가 어려운데 이게 웹소설에서는 수익이 어마어마할 테니 미끼 상품으로 출간하겠죠, 의견을 펼치던 분도 있었구요. 이 토론도 또 저는 이게 2016년 정도에 처음 연재한 게 아니었나 기억했는데 2018년이라고 하네요. 참으로 기억이라는 건 유한해서...!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했던 웹소설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로 구현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어땠느냐?
영화, 음.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원작 팬의 입장과 순수하게 영화만 보는 관객의 입장.
원작을 봤던 입장에서는, 아마도 연재 당시로 보면 50화 이전 연재분이었어요. 매우 초기 부분, 즉 소설 전체로 봐도 도입부에 불과해서 이걸 과연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인가.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반지 가지고 떠나자, 정도일 텐데. 무엇보다 소설의 설정을 영화를 위해 바꾼 거겠지만 이로 인해 원작 팬들의 원성이 적잖이 높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많이 실망하실 거예요.
순수하게 영화만 보자면.
MZ세대로 대표할 1020 세대나, 판타지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영화 내내 게임에서 보일 상태창이 나타나고 캐시 획득이나 이로 인한 능력치 향상 등은 게임과 동일했죠, 물론 이게 소설에도 등장하는 겁니다만. 영화다 하고 보면 1020에게는 편안할까 싶다가도 저는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더라고요. 옆 사람은 영화 다 보고 난 뒤 백만도 들기 어렵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했거든요. 그냥 재미가 없다, 라고 하던.
저 역시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캐릭터가 상황을 설명하기 바쁘고 그 뒤로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CG 장면이 펼쳐지는데 가장 중요한 영화에 대한 감정 이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유튜브에서 영화 요약해 주는 콘텐츠를 휙휙 보고 있는 그런 느낌? 이 때문인지 연기가 인상적인 부분도 거의 없었더랍니다. 누구 하나 잘했다, 못했단 말하기가 다 애매했던...!
아마도 호불호 크게 갈릴 것 같았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4:6 정도 불호가 더 많지 않을까. 아무리 고급 CG와 빠른 전개가 펼쳐져도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영화였어요. 그래도 하나 위안이라면 성냥팔이는 재림하지 않았다는 정도. 분명 재미있어 하실 분도 있을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영화 감독이 김병우 님이시죠.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를 연출했습니다. 거대 담론을 특정 장소와 인물을 통해 협소화시켜 관객에게 스릴을 선사했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역시 두 작품의 영향이 분명 나타납니다. 다만 이게 반드시 좋은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이 정도 거대 자본이 투입되고, 또한 지구가 명멸해 가는 설정에서 특유의 장점이 갑갑하게 다가올 때가 있었거든요.
이제 판단은 관객의 몫이겠지만, 제 감상은 위에서 다 언급하지 않았나 싶네요. 불호.
GV가. 고저가 없이 계속 고로만 진행되어서 집중이 어려웠어요. 정확하게는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귀에 들어오지가 않던 거의 유일했던 GV였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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