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지난 17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는 단순하지 않다. 전환사채 발행 시점, 자사주 매각, 셀프 거래 정황, 그리고 기업 내부의 정보 활용 가능성까지. 하이브의 급속한 확장을 가능하게 했던 ‘설계’가 이제는 법적 의혹의 대상이 된 상황이다.
그는 여전히 억울함만 호소하고 있다. 하이브 측은 “최대주주가 금감원 조사에 출석해 상장을 전제로 사익을 추구한 사실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점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금융당국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진행될 수사에서 관련 의혹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해 시장과 이해 관계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예상했던 입장을 밝혔다.
BTS와 뉴진스는 하이브의 대표적인 보이그룹과 걸그룹, 양대 산맥이다. 심지어 BTS가 군백기를 보낼 동안 해당 이슈는 신중하고도 체계적으로 집중 관리되기는커녕 한없이 갈등의 가지를 뻗어나갔다.
그 결과, 뉴진스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BTS 이후 하이브의 미래를 책임질 또 하나의 기획사, 그리고 그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신뢰를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팬덤은 쪼개졌고, 브랜드는 멍이 들었다. BTS는 군백기 중이었고, 뉴진스는 가장 민감한 성장기였다. 아일릿에겐 사실 여부를 떠나 ‘표절돌’이라는 불편한 꼬리표가 생겼다.
그러나 방시혁 의장은 이 모든 상황에서 사실싱 어떤 책임감도 보여주지 못했다. 방대하게 키운 시스템의 내부는 오히려 더 허술해 보일 뿐이었다. “이 혼란을 누가 책임지고 있나”는 질문에 대한 답도 내리지 못했다.
리더의 체온은 그저 차가웠다. 하이브의 뉴스가 연예면이 아닌 사회면에 도배됐다. 실무자들이 발을 동동 거릴 뿐이고, 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가요계 또한 혼란해졌다. 그 전쟁통에서 그가 남긴 건, 조롱거리로 변한 과즙세연 패러디 사진과 “지켜보겠다”는 무색한 논평 뿐.
그리고 그 구조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그는 대중을 향해서도 제 식구를 위해서도 어떤 용기있는 행동이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우리는 지금도 BTS를 기다리고, 뉴진스를 향한 응원을 멈추지 않지만, 그들 뒤에 놓인 ‘이야기’는 더 이상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하이브의 자산 가치는 여전히 10조원을 오간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과 이름과 믿음의 가치는, 아마도 회복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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