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10분 만에 집이 잠겼다…"이런 물난리 처음" 쑥대밭된 예산 [르포]
4,512 7
2025.07.18 23:23
4,512 7

 

주민들 “10분 만에 집 침수…도망쳤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번 수해 원인 중 하나로 성리교 신축 공사를 지목했다. 하포1리는 마을 양쪽으로 하포천과 성리천이 흐른다. 이들 소하천이 삽교천과 만나는 병목지점 주변에 넓은 뜰이 있고, 그 안에 하포 1·2리 마을이 있다. 전날 폭우 당시 하포천쪽 물이 범람한 데 이어 성리천 성리교 공사 현장 쪽 둑이 터지면서 수해 피해가 컸다.

 

예산군에 따르면 성리교 신축 공사는 성리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으로 중이다. 2022년 시작한 성리천 정비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등 예산 434억원을 들여 2026년 준공이 목표다. 하천 5㎞ 구간에 배수통관과 수로관, 다리 8개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성리교는 하포리와 성리를 잇는 다리다. 이 지점 성리천 하폭은 90여m다.

김종규 하포1리 이장은 “비가 워낙 많이 온 탓도 있지만, 마을에서 800m 떨어진 성리천 성리교 신축 공사 현장에서 둑이 터진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며 “새 다리를 놓기 위해 굴착기 등 공사용 트럭이 드나들었던 지점에 둑이 터지면서 대량의 강물이 농경지를 거쳐 마을까지 금세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하천 범람이 잦았지만, 농경지만 침수됐지 마을까지 물이 찬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2리는 전날 폭우로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최종권 기자
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2리는 전날 폭우로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최종권 기자
비닐하우스·밭·주택 침수 피해 

성리교 신축 공사현장에 가보니 길이 15m 정도의 둑이 강물에 쓸려나간 흔적이 보였다. 하포리 주민 등에 따르면 비가 그친 뒤 공사관계자가 둑을 다시 쌓았다고 한다. 김 이장은 “부랴부랴 보강공사를 했지만, 모래주머니로 쌓은 것도 아니고 주변 흙을 긁어모아 높인 것에 불과하다”며 “2년 전 청주에서 제방이 무너져 인명피해가 났다고 들었는데 성리교 공사 현장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장은 “삽교천으로 물을 빼는 배수장 배수 용량이 부족한데다 삽교천에 빼곡한 수목을 제때 제거하지 않아 물 흐름을 막은 것도 수해를 키운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주민 김모(59)씨는 “17일 5시5분쯤 가교까지 하천 수위가 상승했고, 그때부터 공사장 쪽 둑에서 물이 범람하는 모습을 봤다”며 “전날 오전 5시30분~6시 사이에 둑이 터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저지대인 하포2리는 상황이 더 급박했다. 이 마을 주민 50여명은 하천물이 마을을 덮치자 출동한 구조대가 제공한 보트 등을 타고 탈출했다. 하포2리 주민 안모(45)씨는 “공사장 쪽에서 대량으로 하천수가 유입되는 걸 목격했다. 하포리 수해는 인재(人災)가 분명하다”며 “하마터면 제2의 오송 참사가 날 뻔했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시설 하우스 2만3100㎡(7000평)를 비롯해 트랙터와 농산물 보관 창고가 모두 물에 잠겼다. 

 

충남 예산군 삽교육 하포2리 농경지가 대부분이 침수됐다. 최종권 기자
충남 예산군 삽교육 하포2리 농경지가 대부분이 침수됐다. 최종권 기자
“저수지 방류로 피해”…농촌公 “저수율 63% 관리, 많은 비 원인” 

예산군 오가면 신원1리에서는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마을은 인근 무한천이 범람하면서 마을이 잠겼다. 사과밭에 쌓인 흙을 정리하던 주민 정모(73)씨는 “대추와 감·사과를 심었던 밭이 모두 침수돼 가을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예당저수지에서 갑자기 물을 많이 방류하는 바람 하류에 있던 마을에 피해가 컸다. 전날 호우가 예보됐을 텐데 미리 저수지를 비워놨어야 했다”고 말했다. 

농업용인 예당저수지는 전날 호우로 오전 8시30분부터 초당 1400t에 달하는 물을 방류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예산지사 관계자는 “호우에 대비해 저수율을 평소(80%)보다 낮은 63.5%(17일 오전 1시 기준) 수준으로 관리했지만, 전날 새벽부터 예산 지역에 워낙 많은 비가 내렸다”며 “17일 오전 7시20분쯤 저수지 수위가 만수위(22.5m)를 넘어서면서 초당 방류량을 1700t으로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56103?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캔메이크X더쿠🎀] 40주년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무치푸루 틴트 NEW 컬러💗 체험단 414 12.26 21,30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8,7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86,39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9,4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05,96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5,1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6,5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0,5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5,3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5276 유머 예쁘게 붙어서 자는 쌍둥바오🐼💜🩷💤 2 16:13 166
2945275 이슈 알티타는 엔믹스 해원 에어팟 이름ㅋㅋㅋㅋㅋㅋ.twt 16:12 333
2945274 정보 [크랩] ‘1월 1일부터 쓰레기 못 묻는다고?’…큰일났다는 수도권 상황 13 16:09 506
2945273 이슈 일본 NHK 다큐 레전드 장면 2 16:09 618
2945272 유머 두쫀쿠 권력 인증한 전유경 선수.jpg 1 16:09 908
2945271 유머 지문인식 센서 개구리네 2 16:08 388
2945270 유머 공항 한 번도 안가본 만화 작가 8 16:08 794
2945269 이슈 유튜브 뭉순임당 멤버십 명 14 16:08 1,248
2945268 이슈 가요대전 베이비몬스터 ‘Psycho’ 핸드마이크 올라이브 무대 보는데 빅뱅, 2NE1 생각남. 이 실력으로 왜 아직 바이럴 안 됐는지 이해 안 감. 16:08 131
2945267 이슈 ??: 여성옷과 남성옷은 밀도 자체가 달라요. 여성옷은 걸레짝됩니다 38 16:06 1,932
2945266 이슈 올데이 프로젝트 2025 SBS 가요대전 BEHIND PHOTO 1 16:05 133
2945265 이슈 가게 앞 화분의 식물을 훔쳐가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8 16:04 1,200
2945264 이슈 시즌1의 백수저 김도윤 셰프와 정지선 셰프가 함께하는 흑백요리사2 히든리뷰 4~7화 몰아보기 (ft. 라떼는 말야..) 16:03 423
2945263 정보 토스 15 16:02 620
2945262 유머 작가의 사상에 반대하여 자기 마음대로 교정한 번역가.jpg 29 16:01 2,450
2945261 이슈 댄스학원 레전드 대참사 16:01 388
2945260 이슈 일본은 사철이 많아서 이동비용이 어마어마하다 3 16:01 836
2945259 유머 결국 올리브영과 인터뷰까지한 제시 린가드 4 15:58 1,918
2945258 유머 의외로 건강에 별로 좋지 않다는 식단.jpg 26 15:55 4,710
2945257 유머 왕자님과 풍괄량이인데 풍괄량이 피지컬이 너무 좋아 11 15:55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