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코스피 투자 장려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추진
자산가들 선호 투자상품은
1.4조 운용 'PLUS고배당주'
총수익률 50% 웃도는 수준
강남 오피스 투자 5배 달해
'은행고배당플러스'도 뭉칫돈
국내 은행주 10곳 집중투자
총수익률 따지면 60% 넘어

"고액자산가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15~17일 자산가들을 겨냥해 점포를 따로 낸 서울 강남권 프라이빗뱅킹(PB)센터 4곳을 방문해 물어보니 이처럼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IBK기업은행과 삼성·NH투자증권 PB들은 "그동안 국내 ETF를 추천해도 따라오지 않았는데 요즘은 먼저 은행 중심의 고배당 ETF를 골라놓고 동의를 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산가들이 달라졌다. 40대 중심의 자산가들이 적극적으로 ETF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장서자 은행 예·적금 통장을 깨서 ETF 매수 대열에 동참한 것.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의 코스피200 추종 ETF를 '직구(직접 매수)'했다고 밝혔다. 코스피200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200곳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대통령 당선 직후 국내 ETF 순자산총액(AUM)은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었다. AUM은 투자자들이 넣은 자금 규모로, 머니무브의 척도다.
강남 고액자산가들은 지수 ETF에 만족하지 않는다. 코스피200은 그 자체로 시장 평균인 데다 배당수익률도 1%대에 그치고 있어서다. 부자들이 고배당 ETF로 더 높은 총수익률(배당+주가 상승)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투자업계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이 고배당 ETF로의 머니무브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법이 개정되면 고배당주나 관련 ETF를 사도 세 부담이 확 준다. 또 이번 정부가 강력하게 부동산 규제를 하면서 수익률과 비용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남권 PB들은 자산가들이 배당 '투톱'을 주로 선호한다고 귀띔한다. 'PLUS 고배당주 ETF'(PLUS 고배당주)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행고배당플러스)이다. 배당 주제(테마) ETF에선 두 곳에 돈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종이 은행인 데다 여전히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부지점장은 "고액자산가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앞두고 배당 ETF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며 "수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받는 부동산보다는 ETF와 같은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 자산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앞두고 은행 ETF 인기
현행 소득세법은 연 2000만원까지 금융소득(배당·이자)에 15.4% 세율로 원천징수한다.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돼 절반가량을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고액자산가(배당소득 3억원 초과)를 기준으로 세 부담이 최고 49.5%에서 27.5%로 낮아진다.
또 다른 강남권 PB는 "이전 정권에선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부자 감세'라며 반대가 심했다"면서 "분리과세가 이뤄지면 배당 자산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이 결국 수혜를 본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최대 수혜주로 은행주와 관련 ETF를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의된 법안상 투자자들이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배당성향이 35%를 넘는 상장사를 매수해야 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를 충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527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