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9KpN6Yj29p4?si=916zrZ7PAlQhbb6P
지난해 12월 3일 이후, 광장에는 깃발의 물결이 출렁였습니다.
유명 단체나 거대 노조 보다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작은 손에 들린 게 커보였습니다.
나만의 반려동물이나 취미를 앞세우기도 했고, 저마다의 재기발랄함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광장의 깃발은 공포에 맞선 용기였고, 서로 지켜주자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힘들어도 웃으며 가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헌법 수호의 현장에 나부꼈던 깃발들이 이제 건물 외벽을 가득 메웠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파면' 선고 당일까지, 길었던 123일 동안 시민들이 들고 나섰던 367장을 기증한 겁니다.
[김철규/전시디자이너·기증자]
"광장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 광장에서 얼마나 투쟁들이 많이 있었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는가 좀 살펴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서…"
피로 세운 헌정 질서를 짓밟으려던 저들의 퇴행 시도는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형형색색 응원봉 불빛은 그 어둠을 이겨냈습니다.
'다시 헌법으로'
'피로 쓴 민주주의를 다시는 잃지 말자'
응원봉에 담긴 건 이런 절박한 마음들이었습니다.
[김승은/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민주주의를 기증해 주세요'라고 하는 그런 명함을 건넸는데요. 기증된 물품들이 굉장히 다양해요. 시민들의 활동이 없었다면 그 민주주의의 가치는 실현되지 않는 것이구나…"
함께 했던 사람도, 그렇지 못했던 사람도 다시 한 번 헌법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대통령은 헌법을 부정하려 했고, 시민들은 헌법을 지키겠다고 모였습니다.
광장에 모여 함께 들었던 깃발과 응원봉을 기억하고 되새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 기자
영상취재: 김창인 / 영상편집: 조민우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437038?sid=102